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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일시론] ‘일본이라는 나라’
이재현(객원논설위원·진주교대 교수)
경남일보  |  gnnews@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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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6.28  18: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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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힘으로 자기를 지키지 못할 때, 또 다른 면에서 무한 비참해질 수 있는 것이 국가적 삶에서의 민초의 삶이다. 일본은 중세 이후 대륙 진출의도를 한 번도 포기한 적이 없다. 그 연장선상에서 지정학적으로 일본의 침략 0순위 대상 국가는 바로 대한민국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반복될 수 있는 것이 역사

일본은 침략을 통해 많은 나라를 직접 지배 통치해 본 나라다. 그렇기 때문에 ‘경우의 상황’에 일본의 국가경영은 우리의 국가경영보다는 더 구체적이고 치밀하다. 2015년 NHK 사극 ‘꽃 타오르다’는 대동아 공영론과 정한론 그리고 탈아론(脫亞論), 즉 조선을 식민지 삼고 중국을 침략하고 미국과 전쟁을 하게 된 계기를 만들고 전파한 요시다 쇼인의 활동을 중심테마로 삼고 있다. 아시아 통합과 해방이라는 ‘대동아 공영론’이 아시아에 대한 수탈과 신국(神國) 일본을 정점으로 한 위계질서였지만, 일본인들은 아직도 ‘대동아 공영론’에 향수를 가지고 있다. 얼마 전 일본 문부과학성은 2020년부터 초중학교에 순차적으로 도입할 ‘학습지도요령 해설서’를 공표했다. 해설서를 보면 독도를 일본 고유 영토로 규정하고, 한국이 불법 점거하고 있다는 왜곡 주장을 초중학교 교과서 제작과 교사 지도에 활용되는 지침으로 명시하고 있다. 초등학교 5학년 사회과 해설서는 영토의 범위에 대해 ‘다케시마(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가 일본 고유 영토라는 점을 언급할 것’이라고 명시했다. 해설서는 이들 지역과 관련, ‘한 번도 다른 나라의 영토가 됐던 적이 없는 영토라는 의미에서 우리나라 고유의 영토라는 점을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 독도와 북방영토에 대해선 ‘한국과 러시아에 의해 불법 점거돼 있다는 점과 독도에 대해선 한국에 반복해서 항의하고 있다는 점’ 등을 거론할 것도 요구했다. 해설서는 또 ‘역사적으로도, 국제적으로도 정당하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지도해야 한다’고 기술하고 있다. 그러면서 독도와 북방영토에 대해선 ‘미해결의 과제’가 남아있다고 밝히고, ‘영토 문제가 발생한 시점부터 현재에 이르는 경위에 덧붙여 방문과 어업, 해양자원 개발 등이 제한됐으며 선박의 나포, 선원 억류 등이 이뤄져 과거에 일본 측 사상자가 나오는 등 불법점거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해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또 해설서에는 북한의 일본인 납치문제도 처음으로 명기됐다. 이렇게 일본은 그들의 미래세대들에게 한국과의 갈등의 불씨를 남기고 있다.



일본 대응, 보다 구체적이고 치밀해야

영토에 대한 주장과 교육은 본래 그 성격이 배타적이고 일방적이다. 일본의 태도는 장기적인 전략에 바탕을 둔 외교적 대치법으로 생각할 수 있다. 우리나라가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한, 지금 당장은 독도를 어떻게 할 수 없겠지만 틈나는 대로 문제를 제기해 놓음으로써 외교적인 기록을 남겨두자는 속셈이다. 독도가 한·일간의 영유권분쟁지역이라는 인식을 국제사회에 확산되어, 나중에 언젠가 국제정세가 일본에게 유리하게 돌아가는 날이 오면 그 때에 본격적인 땅 뺏기 싸움을 벌일 수도 있으리라는 계산이다. 일본의 해설서 행보가 있기 직전 필자는 외교부와 교육인적자원부에 일본의 독도 대응에 대한 몇 가지 구체적 제안과 함께 우선 우리나라 전체 사회교과목 담당 교사들을 대상으로 독도교육 관련 의무연수 기능 강화를 건의한 적이 있었지만 매끄럽게 ‘검토해 보겠다’는 대답만 들었을 뿐이다. 북한 미사일 발사에 호들갑스런 일본국내 자국민 대피 훈련이나 한국 거주 일본인을 일본으로 소개하는 훈련을 언론에 부각시켜 의도적으로 한반도 불안론을 국제사회에 확대 재생산시키고 있다. 일본이라는 나라는 보다 구체적이고 치밀하다. 그리고 대단히 계산적이다.
 
이재현(객원논설위원·진주교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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