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중심에 놓고 살아가기도 바쁜 세상에 타인을 배려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아주 작은 배려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도 한다.
생활 속 소소한 배려는 늘 존재한다. 건물을 들어갈 때 뒷사람을 위해 문을 잡아주거나, 약자를 위해 자리를 양보하는 일 등 사소한 생활 속의 배려가 얼었던 마음을 녹아내리게 하는 경우가 있다.
최근 다녀온 이문세 콘서트에서의 일이다. 상업적인 콘서트였지만 자신을 보기위해 와준 2층 맨 뒤 객석의 팬들에게 그는 작은 이벤트를 준비했다. 그의 생각은 이랬다. 누군들 공연을 와서 앞자리에 앉고 싶지 않았으랴. 그래도 자신을 보기위해 기꺼이 와준 팬들에게 공연 후 대기실로 찾아와 짧은 팬미팅을 할 수 있는 초대권과 달콤한 다과를 준비했다. 게스트 없이 혼자 꾸려나간 공연이라 공연 후에 지쳐 쉬고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을 텐데도 말이다.
그의 그런 행동은 다른 관객들에게 약간의 질투(?)를 사기도 했지만 더할나위 없이 달콤한 선물이 됐다. 관객들이 그의 콘서트를 다시 찾는 이유로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누군가는 ‘돈을 줬으니 당연히 해야지’ 혹은 ‘그건 그냥 이벤트잖아’라는 생각에 대단한 일이 아닐수도 있지만 가뭄 난 배려속에 사는 내게는 단비같은 감동을 줬던 일이다. 덕분에 하루의 마무리가 좋았다. 내게 닿지 않았던 배려였지만 베푸는 행위를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따뜻해지고 풍요로워졌다.
대부분의 사람은 본인의 이익을 위해 이기적이게 굴어야 삶을 똑똑하게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여전히 생활 속에서 타인보다 자신이 우선시 되는 경우가 많다. 물론 나도 그렇다. 그러나 그날 밤 그가 내게 준 달콤한 선물은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서로 간의 엄격한 잣대와 원칙이 아닌 타인에 대한 소소한 배려'였다. 얼어붙었던 마음이 '탁' 풀려 녹아내리는 순간이었다. 참 기분 좋은 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