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포럼] 다량의 맑은 물의 원천 ‘녹색댐’ 만들기
박재현(국립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수·시인)
[경일포럼] 다량의 맑은 물의 원천 ‘녹색댐’ 만들기
박재현(국립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수·시인)
  • 경남일보
  • 승인 2017.07.02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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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가 다가오고 있지만 비는 찔끔 찔끔이다. 지역마다 내리는 비의 양도 달라 가뭄을 완전히 떨쳐내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그렇기에 농부들의 한숨이 이만저만 아니다.

우리나라는 전 국토에 대한 산림면적률이 64%로 높아 수자원보전에 대한 산림의 역할이 매우 크다. 과거 약 30여 년 간의 산림녹화사업의 노력으로 지금은 대부분의 산림이 울창하게 녹화되어 산림이 저류(貯留)하는 물의 양이 증대된 것 같지만 실제로는 물의 양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나무의 잎이나 가지에서의 차단(遮斷), 증발산(蒸發散) 등의 작용 때문이다. 따라서 바람직한 산림은 너무 울창해서는 안 되며, 솎아베기와 가지치기 등 적정한 밀도로 가꾸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연구결과 숲 가꾸기를 통해 녹색댐의 기능을 증진시킬 수 있는데, 현재 침엽수인공림의 경우 50% 강도의 솎아베기를 통해 산림의 수관에서 차단 증발됨으로써 손실되는 수자원량 약 30%, 가지치기를 통하여 수목의 잎에서 증산되는 손실량 약 23%를 감소시킬 수 있다. 또한 하층에는 초본식생과 관목, 상층에는 교목이 성장하도록 복층림을 조성함으로써 산림토양이 저류할 수 있는 물의 양을 증대시킬 수도 있다.

물은 생명의 원천이다. 다량의 맑은 물을 확보하는 것은 21세기 복지국가 구현을 위한 최대의 화두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수자원 정책의 목표인 풍수해나 산사태와 같은 산림재해로부터의 국토 보전과 국민의 안전 확보, 풍부하고 깨끗한 수자원의 확보 및 공급,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생활환경의 조성 등에 더하여 녹색댐을 통한 맑고 깨끗한 다량의 물을 증진시킬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기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

숲가꾸기는 숲에서의 본격적인 구조조정 작업으로 산원수(山源水)를 증진하고 맑은 물 공급을 극대화하기 위한 우리 모두의 노력이다. 또한 갈수기 때 인공댐의 안정적 수자원 확보에 기여하고, 여름철 홍수기 때에는 수질을 개선하는 효과적인 친환경적 방법이다.

우리의 산을 다녀보면 우리의 숲이 얼마나 빽빽하게 나무들로 들어차 있는지 눈으로 피부로 실감할 수 있다. 도로나 눈에 보이는 숲을 빼고는 대부분의 숲이 그렇다. 당장이라도 숲가꾸기를 필요로 하는 곳이란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숲가꾸기를 잘 하게 되면 나무도 잘 자라 목재가치도 상승할 뿐만 아니라 산림의 수자원함양능력도 증진된다는 사실은 상식이 되어 있음에도 예산과 관심의 부족으로 실질적인 숲가꾸기는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

숲은 국가적으로나 세계적으로 환경문제의 중심에 서 있다. 숲의 건강은 곧 국토의 건강을 의미한다. 물 부족과 수질오염의 위기를 맞아 녹색댐의 수원함양 및 수질정화기능을 증진시키는 일은 무엇보다도 중차대한 사안이라 할 수 있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이 발표한 2010년 기준 우리나라 전체 산림이 1년간 제공하는 공익기능 평가액은 약 109조 70억 원에 달하고, 그 가운데 수원함양기능평가액이 20조 2천 100억 원에 달하며, 산림 정수기능이 6조 5천4백7십4억 원, 토사유출방지기능이 14조 4천억 원에 달한다는 사실은 산림의 역할이 얼마나 대단한가를 역설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환경적으로 경제적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은 건강한 숲을 가꾸는 일이며, 도시화와 산업화로 해마다 11,000ha나 되는 막대한 숲이 줄어들고 있는 현실을 직시할 때 숲을 보다 건강하게 하기 위한 숲가꾸기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우리나라의 가뭄을 해결하는 비가 더 와야 하겠지만 직, 간접적으로 수자원량을 증진시키는 일은 숲가꾸기에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가뭄이 심하고 농부의 가슴이 논바닥처럼 갈라지는 모습을 볼 때 너무도 안타까워 필자는 지난달에 이어 숲가꾸기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하는 것이다.
 
박재현(국립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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