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건강비결(4)
이지원(진주경희부부한의원)
할머니의 건강비결(4)
이지원(진주경희부부한의원)
  • 경남일보
  • 승인 2017.07.04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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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원

“자꾸 깜빡 깜빡하는데 이러다 치매 오는것 아니에요?”라고 환자들이 묻곤 한다. 건망증과 치매의 큰 차이는 사고력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 일을 깜빡깜빡해도 생각해보면 기억이 나고, 기억이 안 나는 일이 있어도 정상적인 사고와 판단을 할 수 있다면 치매는 아니다. 건망증이 너무 심한데 치매처럼 사고력은 정상이고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면 경도인지장애(mild cognitive impairment)에 속한다.

무슨 병이든지 발생하기 전에 예방하는 것이 더 쉽다. 치매도 역시 그렇다. 치매 예방을 위해서는 두뇌를 활성화해야한다. 이것도 아버지의 작품인데, 할머니집 전화기 앞에는 커다란 책받침에 4명의 자식들의 이름과 전화번호가 크게 쓰여 있다. 번호 누르면서 두뇌 활성시키라고 만드신 것이다. 할머니는 ‘야야, 내가 저 많은 번호를 어떻게 누르노?’ 하신다. 요즘은 전화기 단축키가 있어서 번호 하나만 누르면 원하는 곳으로 전화가 걸리도록 할 수 있지만 아버지는 할머니 치매 예방에 좋다며 조금 더 귀찮은 방법이 건강에 좋은 방법이라고 하신다.

할머니는 여가 시간에 금강경이나 반야심경을 읽으면서 보낸다. 독실한 불교 신자라서 그런 것은 아니다. 절에는 일 년에 한번, 석가탄신일에 가족들과 가시는 게 전부였고, 지금은 그마저도 높은 계단을 제법 올라가야 해서 가지 않으시게 되었다. 그렇지만 불경을 읽으시는 것은 구절에 리듬이 있어 읽기 쉽고 외우기 쉽고 뜻도 좋아서일 것이다. 반복해서 읽다보니 이제 거의 외우다시피 한다. 글을 읽으면 마음도 편해지고, 두뇌도 활성화되고, 정신 수양에도 좋다.

‘동의보감 내경편 신문(神門)’에 ‘건망은 심(心)과 비(脾)의 문제이다. 생각을 많이 하여 심(心)이 상하면 혈이 소모되고 흩어져서 신(神)이 제자리를 지키지 못하여 생긴다’고 하였다. 한 가지 생각을 골똘히 하면 심과 비가 상하게 되는데, 요즘 말로하면 스트레스가 건망증을 유발한다고 할 수 있다.

또한 ‘건망을 치료하는 양생법은 조용한 곳에서 편안하게 즐기며 근심걱정을 끊고 육음(六淫)과 칠정(七情)을 멀리하면 날로 편안해질 것이다'라고 하였다.

건강한 두뇌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두뇌를 적당히 활성화 시켜야 한다. 또한 고민하고 또 고민하는 스트레스는 오히려 두뇌 활동을 저하시키므로 즐겁게 생활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좋다.

 

이지원(진주경희부부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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