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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일시론] 서경방송 20년과 향후 20년
변옥윤(객원논설위원·수필가)
경남일보  |  gnnews@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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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7.05  18:2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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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방송이 오는 22일로 창사 20주년을 맞이한다. 우선 거대자본에 의한 지역케이블방송의 통합열풍에 휩쓸리지 않고 지역방송으로 굳건히 서게 된 것을 대견스럽게 생각한다. 대부분의 케이블방송(SO)이 당초 취지와는 달리 재벌그룹에 통합돼 정체성을 잃고 있는 것과는 대조된다. 그야말로 지역방송의 역할에 충실해 표본이 된 것은 우리나라 SO중 독보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같은 서경방송의 홀로서기는 이 지역의 문화창달은 물론 통신, 방송의 융합과 지역의 뉴스와 현안을 심도 있게 다루는 지역밀착형 방송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담당해오는 매체로 성장했다. SO의 통합은 문화의 중앙집중과 상업주의, 지역채널의 활성화로 의도했던 미국식 케이블방송의 정착과는 거리가 멀어졌다.

서경방송의 지난 20년은 열악한 향토자본으로 홀로서기를 하면서 제 역할을 다해 온 세월이라 할 수 있다. 지상파방송마저 중앙 또는 대도시 집중화로 외면하다시피 한 지역뉴스를 확대하고 자칫 소홀해지기 쉬운 지역현안을 심도 있게 다뤄 지역채널의 범위를 넓혀 나갔다. 균형감각을 잃지 않은 것도 칭찬하고 싶다. 문화적 소외를 해소하기 위해 대규모공연과 지역특유의 향토문화 창달에 앞장서온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방송수익의 일부를 지역문화창달에 투자하겠다는 창업주의 정신이 실천으로 옮겨졌고 방송의 정체성이 된 것도 짧지만 서경방송이 이룬 성과이고 전통이다. 돌이켜 보면 매년 2차례이상 개최하는 대규모공연과 건강달리기, 농촌지역을 순회하는 영화축제, 사회인체육대회, 지역문화축제후원, 거리응원전, 향토문화제의 실황중계 등은 그동안 서경방송이 이룬 성과의 편린들이다. 이 같은 업적은 상업주의에 매몰된 다른 SO와는 분명히 차별화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서경방송은 창사 20주년을 맞아 이러한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향후 20년을 내다보고 방송이 담당하고 있는 서부경남 진주를 비롯한 6개시군의 발전과 문화창달에 앞장설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실천에 옮겨야 한다. 낙후된 지역문화를 곧추세우고 위대한 서부시대를 열어가는 데 견인차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경방송은 지역을 심도 있게 다루고 집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방송으로 문화를 소개하고 산업을 고양하고 관광을 선전하며 지역행사를 간섭하고 학자와 관리들을 방송에 초청해 의견을 묻고 정책의 방향을 듣고 채찍질할 수 있다. 제대로 한다면 지역방송의 역할과 파급효과는 무궁무진하다. 서경방송이 그 역할을 해달라는 것이다. 좌나 우로 치우치지 않고 불편부당하다면 거리낄 것이 없다.

서경방송은 진주를 비롯해 사천, 남해, 하동, 산청, 함양을 방송구역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방송의 역할은 지역 곳곳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지역의 축제나 행사도 진주시나 사천시에 못지 않는 비중으로 심도 있게 다루고 비전을 제시해 줄 수 있어야 한다. 서부경남의 데이터를 집대성하고 문화를 조명하며 산업을 고양하는 종합매체로의 역할을 말하는 것이다.

미국의 CNN방송은 대표적인 케이블방송이다. 땅이 넓고 산악으로 가로막혀 지상파방송의 송출에 한계성이 있어 착안해 만든 것이 케이블방송이다. 한마디로 동네방송이다. 그러한 방송으로 출발한 CNN이 세계적인 방송으로 발전한 것은 케이블방송의 가능성을 말해주고 있다. 서경방송도 힘과 외형이 아니라 컨텐츠과 정체성, 뜨거운 열정으로 CNN을 필적할 수 있다. 출발은 상업방송이지만 그동안의 행적과 성과, 걸어온 길이 이 같은 가능성을 점치게 하는 것이다. 서부경남이라는 지역성의 한계 속에서도 스펙트럼을 넓히면서 환영받고 신뢰받는 방송이 되어 달라는 것이다. 그 같은 열정은 짧은 연륜이지만 오욕된 긴 세월보다는 값지다. 이제는 겸허한 마음으로 감사하며 다시 20년을 향해 나아갈 채비를 갖춰야 한다.
 
변옥윤(객원논설위원·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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