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상권 활성화로 진주르네상스를 <3>
도심 상권 활성화로 진주르네상스를 <3>
  • 강진성·박성민기자
  • 승인 2017.06.27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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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코스가 된 일본 다이칸야마 쓰타야서점
서점 이상의 공간…사람이 모이자 상권이 살아나다
 
①진주도심 상권의 어제와 오늘
②전국 관광객이 모이는 전주한옥마을
③동네를 바꾼 서점 ‘日다이칸야마 츠타야’
④ 전문가가 말하는 도심재생의 길


일본 도쿄 다이칸야마(代官山). 시부야 남쪽에 위치한 이곳은 상가와 고급주택이 어우러진 비교적 한산한 지역이다. 다이칸야마역에서 5분 가량 걷자 나무에 둘러쌓인 하얀 건물이 나온다. 2011년 개장한 ‘다이칸야마 츠타야서점’이다. 츠타야서점은 ‘미래의 서점’, ‘열린 서점’ 등으로 화제를 모은 곳이다. 한적한 다이칸야마의 작은 공원에 자리잡은 이곳은 자연을 자연훼손을 최소화해 지어졌다. 2층 건물 3개동 연면적 1만3200㎡(4000평)으로 이뤄진 츠타야서점은 나무 한그루, 풀 하나와도 조화를 이루고 있다.

다이칸야마 지역은 츠타야서점이 생긴 뒤 많은 변화가 왔다. 도쿄 시민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이 찾는 ‘핫 플레이스’가 됐다. 취재진이 츠타야서점을 방문한 날에도 한국인 관광객이 목격됐다. 동네 주민 외에는 잘 찾지 않는 다이칸야마가 서점 하나로 주목받는 곳이 됐다. 이제는 ‘다이칸야마=츠타야’라는 인식이 뿌리내렸다.

본보는 진주도심 재생의 선진사례로 일본을 찾았다. 1200만 인구의 도쿄 사례를 35만 도시 진주에 접목하기는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 이번 취재는 상업시설 하나가 조용한 동네 다이칸야마를 어떻게 바꿨는 지에 초점을 두고 방문하게 됐다.

 
▲ 일본 도쿄 긴자6번가에 지난 4월 개장한 긴자식스. 마쓰자카야백화점이었던 이곳은 장기불황으로 명품 소비가 줄자 젊은이와 외국인을 위한 쇼핑, 문화 공간으로 변신했다. 강진성기자


◇츠타야의 성공=앞서 언급했듯이 다이칸야마는 도쿄에서 비교적 조용한 지역이다. 역에서 불과 한 정거장 거리의 시부야를 생각하면 마치 다른 도시로 생각될 정도다.

츠타야서점은 일본에서도 유명한 서점 체인이다. 다이칸야마에 들어선 츠타야는 서점의 개념을 완전히 바꾼 곳이다.

실내 서점과 커피숍은 경계가 없고 책과 관련된 상품들도 절묘한 위치에서 사람을 유혹했다. 세계 여러곳을 알아볼 수 있는 여행서적 코너에는 바로 옆 여행사 부스에서 상담서비스가 펼쳐지고 서점 2층에는 많은 사람들이 저자와의 대화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꽃을 피웠다. 책 진열대 옆에는 편안한 소파가 놓여 있다. 누구든지 책을 가져와 쇼파에서 책을 읽을 수 있다. 책만 보고 간다고 누구하나 눈치주는 이 없다. 츠타야는 서점이 아니라 도서관에 가깝다. 오히려 도서관보다 더 편안한 분위기를 제공한다.

츠타야서점이 생기자 일본에서 논란이 됐다. 이런 분위기에서 누가 책을 사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소비자는 열광했다. ‘성인을 위한 놀이터’가 됐다. 개장시간은 오전 9시부터 새벽 2시까지다. 직장인들도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이용할 수 있다.

책을 분류 방식은 서점 위주에서 소비자 위주로 바꿨다.

츠타야는 도서구분을 인문·문학과 아트, 건축, 자동차, 요리로 나누고 있다. 국내에서 손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경제서적과 자기개발서는 다른 서점에서 구해야 한다. 서점 매출에 큰 부분을 차지하는 학습서 역시 쓰타야는 취급하지 않는다. 찾아볼 수 있는 서적이 제한돼 있지만 각 카테고리별 서적의 다양성과 전문성은 감탄할 정도다.

아름다운 매장을 조금 벗어나 눈을 돌리면 커다란 느티나무와 조화롭게 어우러진 고즈넉한 레스토랑도 눈에 들어온다. 레스토랑 주변은 애완동물을 잠시 묶어둘 수 있는 세심한 배려까지 느낄 수 있는 산책로로 연결돼 있어 책을 읽으면서도 산책을 하고 싶은 충동마저 들게한다. 이외에도 기존 고객인 20~40대 뿐 아니라 고급주택가와 부동산가격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다이칸야마지역에 맞게 강력한 구매력을 갖춘 50대 이상 부유한 고객들을 상대로로 적극적인 마케팅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책이 아니라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하고 판매로 이어지게 하고 있다.

덕분에 츠타야는 도서업계의 우려와 달리 매출이 매년 상승하고 있다.

 
▲ 일본 도쿄 긴자6번가에 지난 4월 개장한 긴자식스. 마쓰자카야백화점이었던 이곳은 장기불황으로 명품 소비가 줄자 젊은이와 외국인을 위한 쇼핑, 문화 공간으로 변신했다. 강진성기자


◇동네가 바뀌다=츠타야서점은 도쿄 최대 번화가 신주쿠, 시부야에서 조금 떨어진 다이칸야마에 2011년 12월 문을 열었다.

츠타야서점의 인기는 곧 다이칸야마 지역의 변화로 이어졌다. 유동인구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서점 주변 상권은 활력이 없던 곳이다. 레스토랑이 생기고 술집이 생기고 옷가게가 들어왔다. 아기자기하고 화려한 가게가 길 곳곳에 생기기 시작했다.

여러 여행사이트는 츠타야서점을 도쿄여행 필수코스로 소개하고 있다. 츠타야는 일본을 공식 방문한 영국 왕세손 부부, 덴마크 왕과 왕비가 자유일정 때 유일하게 찾은 곳으로도 유명하다.

츠타야의 인기로 주변 상권까지 활기가 돌았다. 인기있는 점포 하나가 지역을 바꾼 셈이다. 츠타야는 다이칸야마에서 가장 사랑받는 곳이자 없어선 안되는 가게가 됐다.

츠타야서점은 상권을 만들기 위해선 집객효과가 있는 공간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잘 보여준다. 진주시내 역시 유동인구를 늘리기위해서는 츠타야 같은 존재가 필요하다. 진주 외곽 신도시 지역에는 없는 특별함이 있어야 사람이 모일 수 있다.

강진성·박성민기자

 
▲ 도쿄 지유가오카는 서울 가로수길의 원조다. 과거 번성했던 이곳은 상권이 죽자 소비자가 원하는 아이템으로 가게들이 업그레이드되며 활기를 찾고 있다. 강진성기자

불황극복을 위한 변신 ‘긴자·지유가오카’

일본 도쿄 긴자(銀座)에 명품거리로 대표되는 곳이다. 세계 명품이 다 모인 이곳은 장기불황에 사람이 줄고 매출이 떨어졌다. 과거와 같지 않는 분위기를 바꿔보기 위해 지난 4월 ‘긴자 식스’가 문을 열었다. 긴자 최초의 백화점인 마쓰자카야 자리에 재건축한 이곳은 명품 외에도 젊은층, 외국인관광객을 위한 대중적 쇼핑과 문화 공간이 마련됐다. 명품만으로는 사람을 모을 수 없다는 생각때문이다.

긴지 식스는 총면적이 4만7000㎡, 지하 6층, 지상 13층 규모다. 크리스찬 디오르는 지하 1층부터 지상 4층까지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급의 점포를 냈다. 특히 지하 1층에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대형버스가 곧바로 매장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동선을 최소화했다. 옥상은 정원으로 만들어 도심속 휴식공간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긴자식스의 올해 매출 목표는 600억엔(약 6300억원)이다.

마쓰자카야 백화점이 긴자식스로 변하면서 긴자는 변신 바람이 불었다. 명품보다 사람을 끌 수 있는 건물이 들어섰다. 긴자식스 인근에는 닛산자동차와 소니의 쇼룸 등을 갖추고 있는 ‘긴자 프라이스’가 문을 열고 외국인 관광객과 젊은층들의 눈을 사로잡고 있다. 도큐백화점도 신사업으로 ‘도큐 프라자 긴자’를 오픈하고 본격 영업에 들어갔다.

긴자는 명품만 보고 가는 곳이 아닌 돈을 쓰는 곳으로 시대에 맞게 진화하고 있다. 일본정부도 관심이 높다. 아베총리는 지난 4월 긴자식스 개관식에 참석해 일본경제 활성화에 기여해 달라는 당부와 기대를 갖기도 했다.

‘자유의 언덕’으로 불리는 지유가오카(自由が丘)는 시부야에서 전철로 8분 거리에 위치한 곳으로 여행객들에게 이미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곳이다. 아기자기하면서도 빈티지한 상점들이 역을 내리자 마자 눈앞에 펼쳐져 여성관광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고급스러운 기품이 뿜어져나오는 상점을 비롯 자신들의 개성과 인테리어로 승부하는 상점들이 일본인 뿐 아니라 세계인들 유혹한다. 무엇보다 수십년 역사를 지닌 디저트전문점들이 즐비해 백발이 성성한 지역주민과 파란눈의 관광객들이 어우러져 특유의 분위기를 낸다. 상점외에도 조용한 거리 분위기는 나무그늘 아래 벤치에서 책 한권을 읽기에 안성맞춤으로 가족단위 방문객은 물론 연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상권은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하면 도태하게 된다. 영원할 것 같았던 긴자마저 불황으로 어려워지자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진주시내가 살기위해서는 시대를 탓할 것이 아니라 시대에 맞게 변하는 고민을 해야 한다.

박성민기자
본 취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도쿄 지유가오카는 서울 가로수길의 원조다. 과거 번성했던 이곳은 상권이 죽자 소비자가 원하는 아이템으로 가게들이 업그레이드되며 활기를 찾고 있다. 강진성기자


일본 도쿄의 다이칸야마 츠타야서점은 서점 이상의 서점이다. 서점안에 커피숍과 식당이 입점해 있고 편안한 소파가 놓여 있다. 도서관보다 더 편안한 분위기로 책을 마음껏 볼 수 있다.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하는 이곳은 일본인은 물론 외국인이 찾는 관광필수코스가 되면서 주변 상권까지 활기를 찾고 있다. 강진성기자

일본 도쿄의 다이칸야마 츠타야서점은 서점 이상의 서점이다. 서점안에 커피숍과 식당이 입점해 있고 편안한 소파가 놓여 있다. 도서관보다 더 편안한 분위기로 책을 마음껏 볼 수 있다.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하는 이곳은 일본인은 물론 외국인이 찾는 관광필수코스가 되면서 주변 상권까지 활기를 찾고 있다. 강진성기자

일본 도쿄의 다이칸야마 츠타야서점은 서점 이상의 서점이다. 서점안에 커피숍과 식당이 입점해 있고 편안한 소파가 놓여 있다. 도서관보다 더 편안한 분위기로 책을 마음껏 볼 수 있다.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하는 이곳은 일본인은 물론 외국인이 찾는 관광필수코스가 되면서 주변 상권까지 활기를 찾고 있다. 강진성기자
일본 도쿄의 다이칸야마 츠타야서점은 서점 이상의 서점이다. 서점안에 커피숍과 식당이 입점해 있고 편안한 소파가 놓여 있다. 도서관보다 더 편안한 분위기로 책을 마음껏 볼 수 있다.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하는 이곳은 일본인은 물론 외국인이 찾는 관광필수코스가 되면서 주변 상권까지 활기를 찾고 있다. 강진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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