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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일포럼] 제 69주년 제헌절에 즈음하여
김중위(전 고려대학교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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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7.10  11: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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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릇 헌법은 문서로 작성되었거나 안 되었거나 관계없이 헌법정신으로 살아 있는 것이어야 한다. 헌법정신은 어느 누구도 없애려야 없앨 수 없는, 그 자체로 살아있는 정신이다. 우리의 헌법정신 역시 자연권적 기본권과 민주적 기본 질서를 바탕으로 국리민복과 튼튼한 안보를 구현해 나가는 정신이어야 한다. 이 정신을 구현시켜 나가는 주체가 바로 국가요 국가의 존재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우리는 이달 7월 17일에 제69주년 제헌절을 맞이하게 된다. 이날을 맞아 우리는 지금까지 우리의 헌법정신을 얼마나 구현시켜왔는가를 뒤돌아보고 앞으로 우리가 할 일이 무엇인가를 구체적으로 논의해 보아야 할 것이다. 헌법이 지니고 있는 헌법정신을 구현시키고자 하는 우리의 노력이 없이는 헌법은 살아 있는 존재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국민은 어느 나라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나라의 주인이다. 그러기에 어느 누구도 헌법을 자신의 전유물로 취급해서도 안되고 헌법으로부터 소외되어 있거나 국가정책의 사각지대(死角地帶)에 방치되어 있어서도 안 될 것이다. 먹을 것이 없어 자살하는 사람이 있어서도 안 될 뿐 아니라 헌법위에 군림하는 사람이 있어서도 안된다는 얘기다. 어느 누구도 자신만의 이념이나 자신만의 정의감으로 타인의 자유나 권리를 방해하거나 훼손해서도 안 될 것이다.

그러나 그동안 우리의 정치는 협치의 실종으로 몸살을 앓았고 경도된 이념속에서 완장 찬 사람들의 횡포가 기승을 부리면서 선량한 국민들의 자유는 위축되었다. 어느 듯 패거리로 뭉쳐 완장차고 갑질하는 사람들이 우리사회의 주류세력으로 등장하여 사회적 강자로 군림하면서 우리의 헌법은 유린되고 법률은 표류하고 있는 실정이 되었다.

지금까지 우리의 헌법개정의 역사는 지난 87년 당시를 제외하고는 통치자의 구미에 맞도록 개정되어 왔던 역사였다고 할것이다. 말하자면 집권연장의 수단으로 이용되어 왔을 뿐 헌법정신은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었다. 이제 국회가 헌법개정특별위원회를 가동하고 있기에 다시는 이러한 권력자의 구미에 맞는 헌법을 만드는 도구로 전락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필자는 현직 대통령은 개헌에 대한 의견은 제시할 수 있겠으나 헌법개정에 깊숙이 관여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 헌법개정의 합당한 관리자로서 행정적 뒷받침에 만 충실해 주기를 바란다는 얘기다. 국회는 국민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여 시대정신이 요구하는 방향이 무엇인가를 터득하여 헌법개정에 임하여야 할 것을 부탁해 마지 않는다.

그렇다면 헌법개정에 대한 이 시대의 정신은 어떤 것인가에 대해 충분한 난상토론이 먼저 선행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필자 나름대로 살펴본다면 <제왕적 대통령제>라는 오명으로 부터의 탈출이요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국제적 공조의 강화요 국민 각인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요 소외된 이웃이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제도를 정비하는 것이라 할 것이다.

또한 그동안 제왕적 대통령제하에서 저질러졌던 폐단을 이 기회에 바로 잡을 필요도 있다. 그것은 첫 번째로 남북 정상간의 공동선언이나 남북간의 합의사항은 반드시 국회에 보고되고 필요하다면 국회의 동의 의결을 얻도록 해야 한다는 점이다. 엄청난 예산이 수반되는 사업까지도 영수회담이라는 명분으로 호도 될 수는 없는 것이다.

둘째는 안보에 대한 인식의 강화를 위해 북한 핵에 대한 우리의 확고한 입장을 헌법으로 밝힐 필요가 있다. 한반도 비핵화를 헌법으로 못박자는 얘기다.

그 외에 국민의 여망에 따라 국회의원에 대한 국민소환제를 도입하면 어떨까 싶다.

끝으로 차제에 감사원의 독립 또는 국회이관도 추진하는 것이 권력분립의 헌법정신을 구현하기 위해 필요 하다고 할것이다.

 

김중위(전 고려대학교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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