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시론] 과학적 사실과 논리로 기후 변화에 대응하자
김향숙(객원논설위원·인제대 응용수학과 교수)
[경일시론] 과학적 사실과 논리로 기후 변화에 대응하자
김향숙(객원논설위원·인제대 응용수학과 교수)
  • 경남일보
  • 승인 2017.07.10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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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기후 변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아마도 불타는 태양이 내뿜는 여름 열기가 크게 한몫하고 있다고 본다. 지구 온난화야말로 기후 변화로 인한 현상 중 우리가 가장 직접적으로 느끼는 것이다. 지구 온난화(global warming)란 산업혁명 후 화석연료 사용 등으로 인한 각종 온실가스 배출량이 급증함에 따라 20세기 초를 기점으로, 특히 1970년대 후반 이후 전 지구의 평균 온도가 지속해서 상승하고 있는 현상을 뜻하며, 더 넓은 개념인 기후 변화(climate change)는 주로 화석연료 연소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로 인해 발생하는 각종 범세계적 현상들을 말한다.

기후 변화는 지구 온난화 뿐 아니라 해수면 상승, 그린란드·남극·북극과 전 세계 산지의 빙하 유실 및 붕괴, 극심한 열파·한파 및 열대 저기압 현상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기후 변화에 대한 입증 자료는 충분히 많으며, 그 과학적 증거들은 지구 궤도를 도는 위성체계와 같은 여러 가지 첨단기술을 통해 수십 년 간 범세계적으로 수집된 자료에 근거하고, 특히 국제조직인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IPCC)은 “기후체계 온난화의 과학적 증거가 명백하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기후 변화가 파괴적 속도를 내기 시작했던 수십 년 전부터 지금까지도 지구 온난화에 대비하여 환경과 인명을 보호하려는 세계적 노력을 손상하는 반대 의견이 있고, 그것이 정치적으로 악용되는 경향조차 보이는 것은 안타깝다. 기후 변화를 부인하는 연구 중 다수는 화석연료, 공업화학 등 온실가스 배출의 주된 원인이 되는 초대규모 다국적기업이나 기관에 의해 연구비를 지원받거나, 이들의 펀딩으로 운영되는 입법 로비단체들에 의해 선전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석유·석탄 기업이나 제약회사의 후원을 받는 정치단체가 태양발전을 사용하는 개인들에게 전기세를 가중부과하려 하거나, 화석 에너지 생산시설을 체계적으로 줄이려는 계획을 반대하거나, 자동차 회사가 판매량 증가를 목적으로 탄소배기량을 허위 조작한 것들이 그 사례이다.

또한 지구 온난화를 부정하는 사람들은 지구 온난화가 조작된 것이라며, 이미 과학적으로 입증된 사실들조차도 부정하는 자료를 계속 제조해 내고 있다. 지구 온난화 이야기가 정말 거짓이라면, 그 조작된 이론의 핵심을 뒤엎을 수 있는 체계적, 논리적, 과학적인 증거가 하나라도 있을 텐데 왜 수 십년이 지나도 그런 것은 나오지 않았는가? 자신의 상대성 이론을 반박하는 논문이 100편이 나왔다는 이야기에 아인슈타인은 “하나면 되지, 왜 100개나 있나”라고 반응한 일화는 유명하다.

기후 변화와 지구 온난화는 종교나 가치관이 아니다. 이는 과학적 관찰과 연역적 추리를 통해 논리적으로 도출된 사실이지 신념의 문제가 아니다. 수면 상승으로 인해 최저 개발국의 해안 주거 밀집지역이 파괴되고, 높은 기온과 건조한 기후로 인한 산불로 엄청난 면적의 산림이 연소되고, 열파와 한파로 수천 명이 매년 목숨을 잃고, 쓰나미·허리케인·태풍 등 이상 기후현상의 횟수와 피해는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 수집된 이와 관련된 증거에 대한 소식은 너무 많아서 이제 무감각해질 정도이다.

재산과 인명이 손실되고 있는 현실에도 불구하고 주요 온실가스 배출국인 미국의 대통령이 “지구 온난화는 중국에 의해, 중국을 위해 만들어진 개념이다”라고 한 말과 지구 온난화를 사기와 엉터리라고 표현하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지구 온난화와 기후변화는 실제로 우리 눈앞에 와 있고, 앞으로 발생할 무서운 현상이라는 증거는 명백하다. 지금은 주장과 논란을 넘어서서 오히려 올바른 대책 마련에 집중할 때이다.
 
김향숙(객원논설위원·인제대 응용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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