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건강비결(5)
이지원(진주경희부부한의원 원장)
할머니의 건강비결(5)
이지원(진주경희부부한의원 원장)
  • 경남일보
  • 승인 2017.07.11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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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원

아버지께서 말씀하시는 할머니의 건강비결은 무재칠시(無財七施)를 잘 실천하기 때문이라고 하신다. 무재칠시는 돈이나 물질이 없어도 남에게 베풀 수 있는 보시이다.

눈으로 베푸는 안시(眼施)는 따뜻한 눈길로 상대방을 바라봐주는 것이다.

얼굴로 베푸는 화안시(和顔施)는 미소 띤 얼굴로 상대방을 대하는 것이다.

말로 베푸는 언시(言施)는 친절하고 부드럽고 좋은 말을 해주는 것이다.

몸으로 베푸는 신시(身施)는 몸소 다른 사람을 돕는 것이다.

마음으로 베푸는 심시(心施)는 따뜻하고 상대방을 이해하는 마음으로 대하는 것이다.

자리로 베푸는 좌시(座施)는 자기 자리를 양보하여 내어주는 것이다.

헤아림을 베푸는 찰시(察施)는 상대방의 속을 헤아려 알아서 도와주는 것이다.

이 중에 가장 어려운 것을 꼽으라면 심시(心施)와 찰시(察施)인데, 상대방을 헤아리고 이해하는 것이다. 아무리 이해하려해도 이해되지 않는 사람이 있고,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기준에 맞지 않아 받아들일 수 없는 사람도 있다. 10년 전의 나와 지금의 내가 이해하는 정도가 다르듯이 경험이 쌓이고 시간이 지날수록 이해하는 폭이 커지게 되리라고 믿는다. 어릴 때는 임산부를 보면 불룩한 배만 보였는데, 내가 아이를 낳고 보니 임산부의 불룩한 배 속에 웅크리고 있는 귀여운 아기가 같이 보인다. 잔소리하는 아내와 술주정하는 남편을 볼 때 아내의 애타는 마음만 보였는데, 이제는 남편의 힘겨움과 외로움도 같이 보인다.

상대방을 헤아리고 이해하는 마음이 커질수록 더 잘 베풀 수 있을 것이다. 베풀고 살면 다른 사람도 나를 따뜻하게 대해줄 것이고, 그러면 마음이 여유롭고 풍족해지고 행복감도 커진다. 마음이 여유롭고 행복해지면 몸의 기운도 기분 좋게 움직여 기혈 순환이 잘 되고 건강도 좋아진다. 또 이 좋은 기운이 내 가족과 아이들에게도 전파된다.

남을 위해 일하게 되면 건강에 좋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것이 과학적으로도 증명되어 있다. 미시간 대학의 브라운 교수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봉사활동이 규칙적인 운동보다 건강에 더 이롭다고 한다. 봉사활동을 하면 우울증 치료제로 쓰이는 세로토닌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어 길면 몇 달, 몇 년씩 지속되기도 한다.

남에게 베푸는 것은 쉽다면 쉬운 일이다. 돈도 필요 없고 큰 각오를 할 필요도 없고 그저 따뜻하게 바라보고 미소 띤 얼굴로 대하는 것도 남에게 베푸는 것이 되고 보시를 하는 것이 된다.

 

이지원(진주경희부부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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