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야기] 쌀 이야기
황갑춘(경남도농업기술원 기술보급과 농촌지도관)
[농업이야기] 쌀 이야기
황갑춘(경남도농업기술원 기술보급과 농촌지도관)
  • 경남일보
  • 승인 2017.07.14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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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갑춘(경남도농업기술원 기술보급과 농촌지도관)


현재 지구상의 3대 식량작물은 쌀, 옥수수, 밀이다.

이중 우리나라를 비롯한 일본, 필리핀, 태국, 베트남 등 아시아 몇 개 나라에서는 쌀을 주식으로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벼 재배역사는 충북 청원군에서 출토된 탄화미로 추정해볼 때 구석기 시대인 1만 3천 년 전부터 식량으로 사용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우리 국민들은 쌀이 자급되지 않았던 1970년대 까지 쌀밥을 먹기는커녕 해마다 보릿고개라는 어려운 시기를(음력4~5월) 넘기며 힘들게 살아왔다. 이 시기에는 지난 가을에 수확한 양식이 창고에서 바닥나고 보리는 미처 여물지 않아 일반 가정의 식량사정은 매우 어려워 배를 굶주리며 살았다. 50대 중반을 넘긴 우리시대 사람들이 초등학교를 다닐 때만 해도 쌀이 얼마나 부족했던지 점심시간에 선생님이 도시락 검사를 하여 잡곡밥을 먹으라고 권장했던 기억이 난다.

식량의 절대량이 부족해 매년 양곡수입액이 전체 수입액의 10%를 차지하던 1969년도에 일반벼와 안남미(인디카)를 교배시켜 키가 작고 태풍에도 잘 쓰러지지 않으며 기존 품종에 비하여 단위면적당 수확량이 1.5배나 생산되는 통일벼가 만들어져 전국적으로 확대재배가 이루어졌는데 이로 인해 쌀자급이 지상최대의 과제였던 우리나라에 1977년에 와서야 100% 쌀자급을 이루게 되어 우리국민 누구나 하얀 쌀밥을 먹을 수 있게 되었다. 그 후 1980년 중반부터는 생산량과 소비량이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되었으며 1990년 중반부터는 대내외 여건이 바뀌면서 쌀이 남아돌고 1991년에는 급기야 통일벼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농촌경제연구원에서 발표한 2017년도 농업전망에 따르면 쌀 공급량은 630만 8000t이며 수요량은 481만 8000t으로 금년 말 재고량이 무려 149만 톤이나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나마도 1인당 소비량은 59.6kg로 전년대비 2.5%나 감소한다고 하니, 실로 잉여 쌀은 시대의 걱정거리가 되었다. 보릿고개를 넘기며 배고픔을 아는 중장년층 사람들은 누구나가 그렇겠지만 쌀 재고를 고민하는 것은 행복한 고민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이시대의 핫 이슈인 쌀 재고의 문제는 반드시 해소해야 될 것이다. 생산량을 줄이고, 소비를 확대시켜 농가소득을 보장할 수 있도록 하기위해서 최근에는 다양한 품종의 벼를 개발하고 있으며, 이중 가바성분이 일반벼보다 많아 기능성이 우수한 ‘눈큰흑찰’, 밥맛이 좋은 ‘영호진미’, 고급청주용 ‘설경’, 막걸리용 ‘한아름4호’, 쌀국수용 ‘새고아미’ 등을 농가에 보급하고 있다. 또한 근년에 와서는 민간주도로 쌀을 원료로 가공품을 생산하는 기업들이 나타나고 있는데 우리지역의 하동에서는 친환경으로 재배한 쌀을 이용해 이유식을 생산해 수출까지도 계획하고 있으며, 고성에서는 쌀국수, 쌀파스타를 생산하여 판매하고 있어 남아도는 쌀 문제에 기여하는 가장 바람직한 방향이라 생각된다. 정부에서도 기능성이 우수한 품종을 육성하고, 논에 사료작물이나 콩과 같이 타작물재배를 유도하여 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 적극적인 노력을 취하고 있다. 아마도 2017년 금년이 쌀에 관해서는 매우 어려운 시기로 생각된다. 작은 물이 모여 큰 강을 이루듯 우리국민 모두가 쌀 소비 확대에 동참하여 어려운 문제를 푸는 지혜가 필요할 것이다.



황갑춘(경남도농업기술원 기술보급과 농촌지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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