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칼럼] 의령 집돌금농악의 전승 보존을 바라며
[현장칼럼] 의령 집돌금농악의 전승 보존을 바라며
  • 박수상
  • 승인 2017.07.17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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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상(북부지역본부장)
의령 집돌금농악이 사라진 지 30년이 넘었으나 최근 다시 복원돼 오는 9월 서울서 열리는 2017 실버문화페스티벌 전국대회 출전을 앞두고 있어 재조명 받고 있다.

의령 집돌금농악은 의령농악 및 지신밟기로 요약할 수 있다. 한 해를 시작하는 정초나 정월보름 무렵에 나쁜 일은 물리치고 좋은 일만 있기를 바라는 뜻에서 마을사람들이 농악대를 앞세우고 가가호호(家家戶戶) 방문하여 제액초복(際厄招福), 벽사진경(邪進慶)을 기원하며 복을 빌어주는 풍물굿이다. 의령집돌금 농악은 기수, 악사, 잡색 등 37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마을 당산굿을 시작으로 마을을 돌며 공동우물굿을 거쳐 각 가정을 방문해 대문굿, 성주풀이, 장독굿, 곡간굿, 외양간굿 등을 마치면 마지막 판굿(술굿)판에서 한바탕 춤놀이를 펼치는 것으로 막을 내린다.

특히 집돌금 농악은 성주풀이 사설의 세밀한 구성, 판굿놀이 가운데 벅구놀이 연희의 음악적 다양성 등 타 지역의 걸립놀이와는 뚜렷이 구별되는 것이 특징이라 할 수 있다. 당대 최고의 풍물잽이였던 의령 송철수, 진주 황일백, 창녕 정만업, 함안 윤판옥 등 전문 예인들에 의해 구성된 연희로서 음악적 구성과 사설의 짜임이 매우 뛰어났다. 이 때문에 의령지역에서는 지금도 정초가 되면 마을마다 지신밟기가 성행하고 있다. 이에 더해 의령집돌금농악보존회가 이 전통을 재현하고 있는데다 지역의 전통 민속놀이로 민족적, 향토적 가치가 높아 지역주민들 사이 전승보존 해야 한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사실 의령집돌금농악은 의령출신 전문유랑예인집단인 ‘남사당패’, ‘솟대쟁이패’에서 다양한 기예로 전국을 누볐던 故 송철수 명인이 1984년 작고하면서 그 맥이 끊어졌었다. 이후 전수자들이 점차 사라지고 의령농악 가락마저 명맥을 이어가기 어려운 지경에 처했다. 하지만 의령문화원이 2012년부터 의령의 전통가락 발굴사업을 적극 추진하면서 의령문화원농악단과 의병농악단으로 시작하여 2015년 의령집돌금농악보존회를 발족하여 끈질긴 노력 끝에 본래의 모습을 되찾게 된 것이다. 여기에는 고인이 된 송철수 명인의 손자 송진호씨의 끈질긴 집념과 노력이 더해져 가능한 일이었다. 이 때문에 의령집돌금농악은 다른지역에서 ‘지신밟기’ 등의 이름으로 불리우는 의령지역만의 전통예술로서 정식 발족 된지 불과 2~3년 만에 전국대회 정상을 차지하는 실력을 자랑하기에 이르렀다.

발족 이후 짧은 기간에 전국농악경연대회 대상수상과 어르신농악경연대회 금상수상, 올해 4월 경남민속예술축제 최우수상을 차지한데 이어 지난 13일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한 2017년 실버문화페스티벌 경남예선에서 28개 참가팀 중 당당히 1위를 차지해 오는 9월 서울서 열리는 전국 본선대회 경남 대표로 출전해 다시 한 번 정상 도전을 눈앞에 두고 단원들은 구슬땀을 흘리며 연습에 여념이 없다. 과거 우리 선조들은 왜곡되고 잘못된 삶을 풍물굿 등 농악을 통해 바로잡고 건강한 공동체 생활을 회복하여 마을간 이웃간 신명나는 삶을 지향하는 것이 바로 지신밟기 본연의 모습이다.

60년대 어린시절 농촌마을에서 자란 필자는 정초나 정월대보름날이 되면 꽹과리, 징, 북,장구, 소고 등을 앞세운 마을농악단이 지신밟기를 할 때면 수십여 명이 넘는 마을 전체 주민과 함께 어울려 덩실덩실 어깨춤을 추며 흥겹게 온 동네를 하루 종일 따라다니던 추억이 생생하다. 배고픈 시절 이날은 집집마다 차린 음식을 먹을 수 있는데다 어른들은 모처럼 막걸리를 나눠 마시며 이웃 간의 서운함과 잘못된 오해를 풀며 흥겹게 소통하는 잔치마당을 벌였던 것은 바로 전통 풍물굿인 지신밟기가 우리의 소중한 전통문화이기에 가능했다.

농악은 한마디로 우리민족 농경사회의 애환과 민족의 변천사를 함께 담고 있으며 전통예술이자 민속놀이로 한 때 온 나라 안을 돌아다니며 나라는 국태민안을, 마을에는 무사태평, 집집마다 안가태평을 기원하는 인간내면의 순수함을 이웃간에 나누는 미덕의 예술행위라고 할 수 있다.

의령집돌금농악의 체계적인 전승보존을 위해서는 전승교육단 설립을 비롯한 학술대회 등을 통해 전통민속놀이의 향토문화적 가치를 입증할 수 있는학문적,학술적 보전 자료 등을 근거로 한 보다 체계적인 관리와 운영이 중요하다고 본다. 이를 바탕으로 국가무형문화재 지정을 목표로 한 자치단체의 전폭적인 지원과 함께 잊혀져가는 전통농악을 되살리려는 국민적 관심과 성원이야말로 소중한 우리것을 지켜 나가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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