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상(북부지역본부장)
의령 집돌금농악이 사라진 지 30년이 넘었으나 최근 다시 복원돼 오는 9월 서울서 열리는 2017 실버문화페스티벌 전국대회 출전을 앞두고 있어 재조명 받고 있다.
의령 집돌금농악은 의령농악 및 지신밟기로 요약할 수 있다. 한 해를 시작하는 정초나 정월보름 무렵에 나쁜 일은 물리치고 좋은 일만 있기를 바라는 뜻에서 마을사람들이 농악대를 앞세우고 가가호호(家家戶戶) 방문하여 제액초복(際厄招福), 벽사진경(邪進慶)을 기원하며 복을 빌어주는 풍물굿이다. 의령집돌금 농악은 기수, 악사, 잡색 등 37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마을 당산굿을 시작으로 마을을 돌며 공동우물굿을 거쳐 각 가정을 방문해 대문굿, 성주풀이, 장독굿, 곡간굿, 외양간굿 등을 마치면 마지막 판굿(술굿)판에서 한바탕 춤놀이를 펼치는 것으로 막을 내린다.
특히 집돌금 농악은 성주풀이 사설의 세밀한 구성, 판굿놀이 가운데 벅구놀이 연희의 음악적 다양성 등 타 지역의 걸립놀이와는 뚜렷이 구별되는 것이 특징이라 할 수 있다. 당대 최고의 풍물잽이였던 의령 송철수, 진주 황일백, 창녕 정만업, 함안 윤판옥 등 전문 예인들에 의해 구성된 연희로서 음악적 구성과 사설의 짜임이 매우 뛰어났다. 이 때문에 의령지역에서는 지금도 정초가 되면 마을마다 지신밟기가 성행하고 있다. 이에 더해 의령집돌금농악보존회가 이 전통을 재현하고 있는데다 지역의 전통 민속놀이로 민족적, 향토적 가치가 높아 지역주민들 사이 전승보존 해야 한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사실 의령집돌금농악은 의령출신 전문유랑예인집단인 ‘남사당패’, ‘솟대쟁이패’에서 다양한 기예로 전국을 누볐던 故 송철수 명인이 1984년 작고하면서 그 맥이 끊어졌었다. 이후 전수자들이 점차 사라지고 의령농악 가락마저 명맥을 이어가기 어려운 지경에 처했다. 하지만 의령문화원이 2012년부터 의령의 전통가락 발굴사업을 적극 추진하면서 의령문화원농악단과 의병농악단으로 시작하여 2015년 의령집돌금농악보존회를 발족하여 끈질긴 노력 끝에 본래의 모습을 되찾게 된 것이다. 여기에는 고인이 된 송철수 명인의 손자 송진호씨의 끈질긴 집념과 노력이 더해져 가능한 일이었다. 이 때문에 의령집돌금농악은 다른지역에서 ‘지신밟기’ 등의 이름으로 불리우는 의령지역만의 전통예술로서 정식 발족 된지 불과 2~3년 만에 전국대회 정상을 차지하는 실력을 자랑하기에 이르렀다.
발족 이후 짧은 기간에 전국농악경연대회 대상수상과 어르신농악경연대회 금상수상, 올해 4월 경남민속예술축제 최우수상을 차지한데 이어 지난 13일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한 2017년 실버문화페스티벌 경남예선에서 28개 참가팀 중 당당히 1위를 차지해 오는 9월 서울서 열리는 전국 본선대회 경남 대표로 출전해 다시 한 번 정상 도전을 눈앞에 두고 단원들은 구슬땀을 흘리며 연습에 여념이 없다. 과거 우리 선조들은 왜곡되고 잘못된 삶을 풍물굿 등 농악을 통해 바로잡고 건강한 공동체 생활을 회복하여 마을간 이웃간 신명나는 삶을 지향하는 것이 바로 지신밟기 본연의 모습이다.
농악은 한마디로 우리민족 농경사회의 애환과 민족의 변천사를 함께 담고 있으며 전통예술이자 민속놀이로 한 때 온 나라 안을 돌아다니며 나라는 국태민안을, 마을에는 무사태평, 집집마다 안가태평을 기원하는 인간내면의 순수함을 이웃간에 나누는 미덕의 예술행위라고 할 수 있다.
의령집돌금농악의 체계적인 전승보존을 위해서는 전승교육단 설립을 비롯한 학술대회 등을 통해 전통민속놀이의 향토문화적 가치를 입증할 수 있는학문적,학술적 보전 자료 등을 근거로 한 보다 체계적인 관리와 운영이 중요하다고 본다. 이를 바탕으로 국가무형문화재 지정을 목표로 한 자치단체의 전폭적인 지원과 함께 잊혀져가는 전통농악을 되살리려는 국민적 관심과 성원이야말로 소중한 우리것을 지켜 나가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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