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운의 맛이 있는 여행 <78> 전남 여수 이야기
박희운의 맛이 있는 여행 <78> 전남 여수 이야기
  • 경남일보
  • 승인 2017.06.29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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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의 바다에 해가 진다…여수 밤바다다
이순신대교


공정여행이라는 말이 있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대등한 관계를 맺는 공정무역에서 따온 말로 착한여행이라고도 하는데, 즐기기만 하는 여행이 초래하는 환경오염이나 문명 파괴 및 낭비를 반성하며 어려운 지역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자는 취지로 2000년대 들어 유럽을 비롯한 영미권에서 행해졌다. 여행하는 사람, 여행지를 제공하는 사람, 여행을 운영하는 사람 모두가 행복한 여행으로, 불필요한 거품은 빼면서 지역경제는 살리고 자연은 보호하며 문화는 존중하는 것이다.

공정여행을 실천하려는 마음으로 관광선진지 여수를 찾아간다.

봄 가뭄이 여름 가뭄으로까지 이어져 애타게 비를 기다리는 농심은 안타깝지만, 광양과 여수를 잇는 이순신대교의 웅장함과 탁 뜨인 바다전경을 보는 순간 마음은 평안해진다.

순수 우리 기술로 만든 첫 현수교로 세계최고 높이를 자랑하는 주탑은 63빌딩보다 높다. 주탑 간 거리 1545m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탄신을 기념하는 의미이다. 왜란 당시 노량해전이 펼쳐진 여수시 묘도와 광양시 금호동 사이는 노량해전을 승리로 이끈 장군의 주 활동 무대이자 그가 전사한 곳이라 더 의미가 있다.



 
홍교
진남관


묘도대교를 지나 봄이면 진달래로 불타는 영취산의 흥국사를 먼저 찾는다. 절의 입구에는 보물 제563호로 지정된 무지개 모양의 돌다리 홍교가 있는데, 부채꼴 모양의 화강석 86개를 맞추어 틀어 올린 홍예는 완전한 반원을 이루고 있다. 단아하면서도 시원한 홍예의 양 옆으로는 한 마리 학이 날개를 펼친 듯 둥글둥글한 잡석으로 쌓아올린 벽이 길게 뻗쳐 조화를 이루는 모습이 참 아름답다. 암반 위에 세워진 홍교는 사바세계와 불국정토의 상징인 계류 안쪽을 이어주는 상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여수세계박람회장


이제 해안으로 차를 달려 신덕 모사금 만성리 등의 해수욕장을 지나 재미와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여수세계박람회장으로 간다. 끝없이 펼쳐진 바다와 공연이벤트로 전 세계인에게 감동을 선사했던 여수박람회장은 지구촌에 단 하나뿐인 화려한 빅오쇼를 비롯하여 스카이타워, 아쿠아플라넷 등 박람회 시설물과 다이나믹한 해양레포츠로 바다와 맞닿은 수변공원을 거닐며 가족이나 연인끼리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공간이라 좋고, 여기서 돌산대교 구간을 운항하는 크루즈호도 있어 아름다운 여수 바다를 다양하게 조망해보는 것도 괜찮겠다.



 
돌산대교


이제 어릴 적 첫 여행지였던 오동도다. 멀리서 보면 섬의 모양이 오동잎처럼 보이고 동백나무가 빼곡하여 동백섬으로도 유명한 여수의 상징 오동도는 그동안 항상 걸어 다녀 잘 몰랐는데, 햇살이 따가운 여름날에 동백열차를 타고 섬으로 들어가니 훨씬 시원하다는 느낌이 든다. 하루 동안 다양하게 보고 즐기려면 많이 걸어야 하기에 자전거를 이용하는 것도 괜찮으며, 테마공원에는 25m의 높이를 자랑하는 등대, 음악 분수공원, 맨발공원이 있어 해마다 200여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여수의 대표적인 명소다.



 
서대회무침
서대회무침한상


이른 시간부터 서둘렀건만 시간은 얼마나 잘 가는지 벌써 점심시간이다. 1년 이상 발효시킨 막걸리 식초를 사용하여 칼칼한 맛을 내는 서대회무침집을 찾았다. 잘 발효시킨 식초와 초고추장을 서대살에 두르고 온갖 채소와 양념으로 버무려낸 부드러우면서도 새콤달콤한 서대회무침을 한 입 먹으니 입맛이 확 도는데, 따끈한 밥에 비벼 먹으면 서대회의 진미를 더 느낄 수 있다. 조상들의 손맛을 잘 재현한 서대회무침으로 행복한 미소를 머금고 돌산으로 간다.

돌산에서 내려다보는 바다와 돌산대교가 어울린 경치도 장관이지만 자산공원으로 이어진 1.5㎞ 구간의 국내 첫 해상케이블카를 타고 투명한 크리스탈캐빈을 통하여 햇빛에 반짝이는 아름다운 바다를 바라볼 때는 마치 바다 위를 걸어가는 듯한 짜릿함을 느낄 수 있으며, 노을 지는 여수 밤바다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아름다움으로 느낄 수 있는 황홀함을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의 한 장이 될 것이다. 자산공원에 내려 오동도와 시가지를 휭 둘러보고 선어시장과 이순신광장을 지나 진남관으로 간다.

조선시대 400년간 수군의 본거지였던 여수, 임진왜란이 끝난 1년 후 세운 국보 제304호인 진남관은 단층목조 건물로 구국의 상징이자 역사의 현장이며 여수의 상징이다. 정문 역할을 하고 있는 2층 누각 망해루는 일제강점기에 철거했으나 복원되어 위용을 떨치고 있으므로 새롭고 더 당당하게 마음을 가다듬어보고, 싱싱한 해산물을 주재료로 만든 해물한정식에 빠져든 만찬으로 맛의 아름다움 싱싱함 다양함에 놀라며 청정해역 여수에서의 푸짐함으로 공정여행 이야기를 마무리한다.

/진주고등학교 교사



 
해물한정식

 
스카이타워
노을 지는 여수 밤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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