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시론] 성공적인 노화
최정혜(객원논설위원·경상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
[경일시론] 성공적인 노화
최정혜(객원논설위원·경상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
  • 경남일보
  • 승인 2017.07.20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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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적인 노화는 최근 평균수명이 연장되면서 우리사회의 화두이다. 엊그제 105세까지 현역의사로 생활하던 일본의 히노하라 시게아키가 타계하면서 성공적인 노화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했다. 그것은 오래 살아서 좋다는 것이 아니라 오래 살면서도 타인에게 도움을 주는 의사라는 직업생활을 평생 계속하면서 성공적인 노화의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그는 일본에서 가장 존경받는 ‘평생 현역 의사’로서 유명했고 성 루카병원 명예원장이었다. 향년 105세이고, 100세가 넘어서 최근까지 진료와 저술, 그리고 강연활동을 열정적으로 펼쳤다니 가히 성공적인 노화의 대표로 보아도 전혀 무색하지 않다. 그는 89세이던 2000년에 75세 이상의 노인들을 모아 ‘신(新) 노인의 모임’을 창설해 고령자의 적극적인 사회참여를 호소하기도 했고, 베스터셀러인 ‘사는 방식의 능숙함’이란 책을 펴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의학계의 산증인인 그는 “항상 부족한 듯 소식(小食)을 하고, 약간 숨이 찰 정도로 빨리 걸어라. 그리고 한 번에 두 계단씩 오르고, 틈만 나면 목을 좌우로 돌리고 복식호흡을 하며 웃는 얼굴로 취미에 집중하라.”고 조언했다. 소식(小食)을 실천하기 위해 그는 아침에 커피와 우유, 올리브 오일을 넣은 주스를 마시고, 점심은 과자와 우유, 저녁은 밥 반 공기에 생선을 곁들였다 한다. 요즘 너무 많이 먹어서 비만이 급증되고 있는 우리사회에 상당히 시사점을 주는 이야기이다.

그는 2010년 한국 K의과학대학교로부터 명예이학박사학위를 받아 우리나라와도 인연이 깊다. 그는 1970년 일본에서 민간항공기 납치사건으로 잡혔다가 구사일생으로 풀려난 뒤부터 타인에게 도움을 주는 새로운 삶으로 삶의 방향을 바꾸었다고 한다. 그 영향인지 몰라도 그 후 105세까지 성공적인 노화를 하였으니, 삶에 대한 가치관도 분명 성공적인 노화에 한 몫을 하는 것 같다.

성공적 노화란 한 개인의 신체적, 심리적, 사회적 기능 수준이 높고 삶의 만족이 높으며 적응 수준이 높은 상태를 의미한다. 즉 질병과 장애를 피해가며, 높은 수준의 정신적 기능과 신체적 기능이 있고, 적극적인 인생참여가 있는 삶이라는 뜻이다. 우리는 그동안 우리를 지배해왔던 노화에 대한 편견을 깨뜨려야 하는데, 학자들이 밝힌 편견은 다음과 같다.

첫째, 늙는 것은 병드는 것이란 편견이다. 그러나 노인은 건강하게 노화하고 있다.

둘째, 늙은 사람에게는 새로운 재주를 가르칠 수 없다는 편견이다. 그러나 노인도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으며, 학습에 일부 한계가 있을 뿐이다.

셋째, 말은 이미 헛간을 벗어났다는 편견이다. 그러나 건강한 신체적 생활양식을 시작하기에 너무 늦은 때란 결코 없다.

넷째, 성공적인 노화의 비결은 부모를 현명하게 선택하는 데에 있다는 편견이다. 그러나 유전은 환경과 생활양식보다 덜 중요하며, 노인도 스스로 자신을 책임지고 있다.

다섯째, 불은 켜져 있으나, 전압이 낮아 어둡다는 편견이다. 이는 노년기의 성생활과 관련된 편견인데, 노년기의 성생활에 대한 흥미와 참여는 계속된다.

여섯째, 노인들은 제 몫을 다하지 못한다는 편견이다. 이는 척도가 잘못된 것으로서, 노인들은 생산성을 가진다.

이상과 같이 우리는 노화에 대해 많은 편견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지금부터라도 성공적인 노화를 위해 스스로 인식의 틀을 개선해야 하겠다.

 
최정혜(객원논설위원·경상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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