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시단]저것은 꽃이 아니다(조용미)
[경일시단]저것은 꽃이 아니다(조용미)
  • 경남일보
  • 승인 2017.07.23 10: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것은 꽃이 아니다(조용미)

팔월의 땡볕 아래

쉰 냄새를 내며 타오르는 도로변의

축 늘어진 칸나의 무리들



코피를 뚝뚝 쏟으며

서 있는 저것들은

꽃이 아니다

꽃잎을 태우며



불볕을 마주 빨아들이고 있다

아스팔트가 물컹 녹아내린다

좌석버스가 신호를 기다린다



자기 모습을 오래 보여주는

칸나가 불편하다



시골 마을의 뒷담이나 잘 다듬어진 정원을

배경으로 삼지 않은 그들이

나를 놓아준다



버스가 움직인다

꽃에 불이 붙는다

-------------------------

칸나의 혓바닥이 대낮을 핥고 있다. 태양은 더 달구어지고 아스팔트는 익어서 질펀하다. 열정에 몸을 맡긴 꽃들은 시선을 돌리자 불꽃으로 더 뜨겁다. 가로수의 매미도 간드러지게 지금이 한창이다. 세상이 지금 다 그렇다. (주강홍 진주예총회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