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포럼] 정책(政策)의 일관성(一貫性)
강태완(칼럼니스트)
[경일포럼] 정책(政策)의 일관성(一貫性)
강태완(칼럼니스트)
  • 경남일보
  • 승인 2017.07.23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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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의 비일관성은 정부를 불신하게 하고, 신뢰와 질서가 무너져서 이기주의가 팽배해지며, 노력과 능력에 대한 성취동기가 낮아져서 국가발전의 지체현상이 일어난다. 그 폐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의 몫이다. 따라서 국민과 국가발전에 엄청난 재앙을 안겨줄 사안이 아니면 정부정책의 일관성은 유지되어야 한다.

그런데 우리의 현 5년 단임 대통령체제로는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역대 어느 정권할 것 없이 정부가 바뀔 때마다 정책이 온탕냉탕으로 일관성이 없었다. 국가의 백년대계를 내다 본 중·장기계획보다는 임기 내 치적 완성에 집착하다 보니 국가발전의 큰 그림이 그려지지 않았다.

이번 정부도 마찬가지다. 지난 6월27일 정부가 국무회의에서 탈(脫)원전 정책의 일환으로 작년 6월 착공한 신고리 5·6호기 공사를 일시 중단하고, 시민배심원단 손에 최종 중단 여부에 대한 결정(시민배심원단 결론을 산자부가 받아)을 맡기기로 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1차 23개 대학 교수 230명, 2차 60개 대학 에너지 관련학과 교수 417명은 “대통령의 선언 하나로 탈 원전 계획을 기정사실화하는 것은 제왕적 조치”라며 탈 원전 정책의 졸속 추진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한수원은 7월14일 이사회를 열어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기간 중 공사 일시중단 계획’을 의결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7월17일에는 한수원사장이“공론화 과정에서 영구중단으로 결론 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을 밝혔다. 공사 중단의 문제점과 갈등 등이 부메랑으로 돌아오기 전에 탈 원전정책은 재검토 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첫째, 국가발전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중요정책을 대통령후보공약이었다고 밀어붙이기 보다는 충분한 기간을 갖고 각계각층의 의견수렴(탈 원전 당위성, 원전의 안전성, 중장기전력수급, 경제성, 에너지 안보, 일자리, 손해배상 및 법적 책임 등)을 통해 공론화과정을 거치라는 것이다. 독일은 30년 가까이 공론화 과정을 거쳐 2011년 탈 원전을 선언했다고 한다.

둘째, 탈 원전으로 인해 전력수급이나 전력요금 등에 문제가 생겼을 때 아무 책임도 없는 일반 시민배심원단에게 영구중단여부를 결정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국가 에너지 기본계획과 2년마다 수정되는 전력수급 기본계획에 대한 청사진을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고 국회·정부가 탈 원전 정책을 법으로 결정하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재정상의 피해다. 한경닷컴에 따르면“공사 3개월 중단에만 1000억 원 규모의 피해와 이미 집행한 1조5693억 원, 시공업체 손해배상 9912억 원, 공사 최종 중단 시 울산시 등이 2029년까지 받기로 한 7777억 원, 원전 대신 액화천연가스 발전소를 지을 경우 추가 비용 9조2526억 원(추정) 이를 더한 총 피해액은 12조6000억 원에 달한다.”고 한다. 돈(세금)으로 탈 원전을사야 할 정도로 안전이 심각한가. 또한 공사 협력업체 1700여 곳 및 현장 인원 1000여 명이 일자리를 잃게 되므로 선 조치가 필요한 부분이다.

정권은 유한하고 여야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율은 수시로 변한다. 결론적으로 지금 건설 중인 신고리 5·6호기 공사는 정상대로 추진하면서 탈 원전 정책에 대한 공론화와 표류중인 4차 산업 혁명의 정책적 밑그림을 그리는 것이 더 시급해 보인다.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여 새로운 갈등의 불씨를 잠재움으로써 대한민국의 발전과 국민들이 정부정책에 적극 호응하고 지원할 수 있는 믿음직한 정부가 되었으면 한다.


강태완(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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