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의 섬…힐링·체류 관광으로 뜬다
경남의 섬…힐링·체류 관광으로 뜬다
  • 임명진
  • 승인 2017.07.19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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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류형 테마섬 개발 열풍…전국 주목 휴가지 선정
▲ 거제 지심도 정상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일행들. 고즈넉한 오후의 섬 풍경이다.
▲ 섬 트레킹 도중에 만난 동백나무길 터널. 섬 전체의 70% 이상의 군락지를 차지하는 동백나무 꽃은 아쉽게도 겨울부터 봄까지 볼수 있다고 한다.


스쳐 지나가는 풍경을 담기 위해 스마트폰을 꺼낸 건 거제 장승포 유람선 터미널을 떠나 지심도로 향하는 배에서다. 지심도로 가는 길은 멋진 풍경들로 가득 찼다.

20분 후 배에서 내리니 큼직한 선착장. 지심도에서 제일 처음 눈에 띄는 것은 인어공주상, 인어공주와 호랑이의 슬픈 사랑이 전해진다. 지심도 여행은 바로 여기서부터 시작이다.

지심도는 동백꽃 군락과 생태환경이 잘 보전된 섬으로 알려져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오랫동안 군사기지로 사용되다 거제시로 소유권이 이관된 것이 불과 지난 3월이다.

이 작은 마을이 요즘 유명세를 타고 있다. 약 36만3636㎡(11만평)밖에 안 되는 작은 섬이지만 아직까지 청정한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고 있다. 거제시는 이런 섬을 거제 8경에 넣었다.

 
▲ 거제도 지심도 선착장에 있는 인어공주 동상. 인어공주와 호랑이의 슬픈 사랑이야기가 지심도에 전해 내려온다.

15가구, 30여 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고 대부분 민박 등으로 생업을 영위하고 있다.

일행을 안내한 국립공원관리공단의 김현권 자연환경해설사는 “지심도는 육지와도 가까운 거리에 있는 섬이고, 국방부 소유로 오랫동안 민간인 출입이 엄격하게 통제되다 보니 생태계가 잘 보전돼 있어 섬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계절에 관계없이 꾸준히 찾는 섬이다”고 말했다.

이 섬이 평일에도 손님들로 붐비게 된 건 불과 수년 전의 일이다. 모 방송사의 유명 프로그램에 소개된 뒤에는 전국에서 관광객이 찾는 명소가 됐다.

잘 닦인 길을 따라 섬을 한바퀴 돌았다. 선착장을 출발해 절경지 마을 끝을 지나 폐교 운동장, 국방과학연구소, 포진지, 탄약고, 활주로, 방향지시석, 해안선 전망대, 망루, 그대 발길 돌리는 곳 등 12개 코스를 거친다.

섬 길을 걷는 내내 마치 반갑다고 울어대는 새 소리에 귀가 뚫리는 느낌이다. 길 주변에는 동백나무와 대나무 군락지, 이름 모를 각종 야생화가 지천이다.

쉬엄쉬엄 걸어도 두어 시간이면 넉넉할 만큼 평탄한 이 길은 걷는 내내 편안했다. 오가며 스쳐 지나는 관광객들과 자연스레 나누는 인사도 정겨웠다.

 
▲ 거제 지심도를 찾은 한국언론재단 현장 탐방단이 국립공원관리단의 자연환경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있다.
▲ 거제 지심도의 호젓한 산길, 자연환경이 잘 보전된 힐링코스로 인기가 높다.


그저 발길 닿는 대로 걷다보면 목적지는 그냥 나온다. 땀이 흐르면 멈춰 쉬면 되고, 목이 마르면 때마침 음료를 파는 가게들이 눈에 들어온다.

이게 다 작은 섬이니깐 가능한 일이다. 그 뿐일까. 배가 고프다 싶으면 민박집의 문을 두드리면 된다.

일행이 하루를 묵기로 한 최문영(51)씨의 민박집. 싱싱한 횟감과 매운탕이 저녁상에 차례로 올라왔다. 석양이 지는 노을을 바라보면서 먹는 한끼 식사에 일행들의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창원에서 왔다는 중년의 부부는 이 섬이 좋아서 그냥 하루를 더 묵기로 했단다.

최씨는 “상업목적으로 잘 개발된 휴양지가 아닌 자연과 생태계가 잘 보존된 곳에서 가족이나 가까운 이들끼리 오붓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 지심도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 거제 지심도는 자연생태계가 잘 보전된 섬으로 이름 높다. 사진은 300년 이상의 오랜 수령을 자랑하는 나무로 껴안으면 아기를 점지해 준다는 소문이 있다.


◇경남, 힐링·체류형 테마 섬 관광 인기

최근 섬 테마관광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행정자치부가 국내 섬 관광 활성화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2017휴가철 찾고 싶은 섬, 33곳’에 경남은 모두 6곳의 섬이 포함됐다. 수우도, 신수도, 지심도 등 3곳은 ‘쉴 섬’으로, 우도와 조도는 ‘미지의 섬’, 비진도는 ‘놀 섬’에 각각 선정됐다.

경남은 전남에 이어 전국에서 두번째로 많은 872개의 섬을 보유하고 있다.

도내 18개 시·군 중 바다를 끼고 있는 지자체는 통영과 거제시, 사천시, 창원시, 하동, 고성, 남해군 등 7곳에 달한다.

경남도와 바다를 낀 지자체들은 수년 전부터 섬의 숨은 매력을 찾는 사업을 시작했다. 섬을 휴식과 치유는 물론 체류형 관광이 가능한 공간으로 만들어 섬 관광 활성화를 도모하자는 사업이다.

가장 많은 섬을 보유한 통영시는 힐링여행을 내세우며 체류형 관광 섬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통영시는 통영항에서 30여㎞ 떨어진 욕지도에 관광용 모노레일을 설치한다. 순환식 관광용 모노레일 약 2㎞구간이 총 사업비 90억원을 투입해 오는 2018년까지 완공을 목표로 지난 5월 기공식을 갖고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갔다.

욕지도 인근에 있는 우도와 연화도 사이에는 국내 최장 309m 길이의 출렁다리가 놓이게 된다. 통영시는 이들 시설이 모두 완공되는 내년부터는 이들 3개 섬을 한꺼번에 둘러보는 1박 2일 관광 코스를 개발할 계획이다.

거제 산달도는 번지점프대 등 체험 위주의 섬으로 개발된다. 행자부의 도서종합개발 공모사업에 선정, 오는 2020년까지 3년간 25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돼 캠핑장과 번지점프대 등 관광 인프라가 조성될 계획이다.

이런 지자체의 노력으로 섬 관광객은 확연히 늘고 있다. 자연스럽게 음식과 숙박시설, 특산물 판매 등의 부대 시설까지 관광객 증가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섬마다의 특색을 고려한 맞춤형 스토리텔링 홍보도 그래서 인기다.

사천 비토섬은 별주부전의 고향으로 거듭났다. 토끼와 거북이의 전설을 바탕으로 섬 곳곳에 조형물과 함께 이야기가 있는 테마섬으로 꾸미고 있다.

거제 지심도는 인어와 호랑이의 전설이 있는 범바위 전설이 전해 내려온다. 입소문을 타고 효과는 기대이상이다.

임명진기자

 
▲ 거제시 지심도의 낙조, 산 중턱에서 바라본 낙조는 지심도의 명물 중 하나로 손꼽는다.


※섬 여행 tip
1. 모기 등의 벌레에 대비하고 비상 응급약품은 반드시 챙겨 갈 것.
2. 경치가 좋다고 고성방가는 금물. 지나친 과음은 때론 분쟁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3. 잘 곳과 배편 운행 시간은 반드시 체크해 놓을 것. 바다는 기상이 수시로 변해 기상정보 확인도 필수다.
4. 경치 사진을 찍는다고 험난하고 위험한 지역에 오르거나 미끄러지기 쉬운 곳에 무리하게 가지 말 것. 



지난 19일 오후 거제 지심도 선착장 전경. 평일인데도 지심도를 찾는 관광객들과 이들을 기다리는 민박집 주인들로 붐볐다.

거제 지심도 섬 트레킹 도중 길가에 있는 가게. 마침 목이 마르다고 느낄 때쯤 등장한 가게는 그래서 반가웠다.
거제 지심도의 아름다운 절경. 낭떠러지와 수목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거제 지심도에서 바라본 해안가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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