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민주주의
강경주(시조시인)
건강한 민주주의
강경주(시조시인)
  • 경남일보
  • 승인 2017.07.24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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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주
“한국사회에서 공산당이 허용될 때라야 완전한 민주주의가 이루어졌다 할 수 있다.” 고 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이 말은 보수 세력으로부터 엄청난 비난을 불러일으켰었다. 그들에게 노무현은 곧 빨갱이라는 확신을 심어 주기에 충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산당이 허용될 수 없는 사회를 정말 건강한 민주사회라 할 수 있을까?

가까이는 일본, 그리고 유럽은 물론 미국 내에도 공산당은 존재한다. 이것은 이념적인 지향점을 의미하며 건강한 좌파와 우파의 공존은 사회적 다양성을 나타낸다. 어떤 측면에서는 자유주의와 상당부분 보완관계에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자유가 보장되는 민주사회는 개인의 사상이 무엇이든 자유롭게 말할 수 있어야 하며 또 정치적 의지에 의해 집회 및 결사를 할 수 있어야 한다. 물론 우리나라의 헌법에도 이를 보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의 구성원 누구라도 사회주의와 공산주의, 공산당을 말할 수 있어야 정상적인 자유민주주의 국가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데 왜 노무현 대통령이 했던 과거 발언에 대해 보수 세력은 이토록 과도한 거부반응을 일으켰던 것일까? 그것은 공산주의를 그 본래적 의미가 아닌 북한사회에 자리 잡은 왜곡된 독재주의와 주체사상으로 이해하였기 때문이며, 이것이 공산주의에 투영되어 우리 사회에 왜곡되게 인지되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서 보수들이 인식하는 공산당은 보편적인 공산당이 아니다. 그것은 엄밀히 말해 반세기 넘게 이어져온 분단체제가 만든 한국사회의 기형적인 이념대립의 산물인 빨갱이당으로 인식된다.

이 현상을 우리 사회에 투영해 본다면 우리가 사는 사회와 우리가 세상을 보는 관점 역시 진정한 자유민주주의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왜곡되고 삐뚤어진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특정 사상에 대한 일방적인 거부감이 뿌리 깊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남북을 막론하고 그 어느 누구도 자유롭지 못하다.

그러므로 참된 의미의 자유민주주의를 이룩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분단체제를 극복해야 하겠지만, 그 이전에 분단체제로 인해 형성된 왜곡된 이념의 이해를 바르게 잡아나가는 것이 시급한 일이다.

하루빨리 통일이 이뤄지면 좋겠다. 하지만 통일은 빠른 시일 내에 이뤄질 수 없고 상당시간 합의와 이해, 포용과 융화의 과정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지금 당장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이 사회가 보다 포용적이면서 왜곡되지 않은 건강한 자유 민주시민을 길러내는 일일 것이다.


강경주(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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