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사람
이홍식 (수필가)
행복한 사람
이홍식 (수필가)
  • 경남일보
  • 승인 2017.07.27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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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식 
사람은 누구나 행복한 인생을 꿈꾸며 사는데 그런 행복의 기준은 어디쯤 둘까. 저마다 기준이 다르겠지만, 자기가 가장 하고 싶은 일을 찾아 그 일에 최선을 다하고, 사는 보람과 행복을 느끼며 사는 것 아닐까 싶다. 행복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내가 만들어간다는 사실과 자기 스스로 만족할 줄 알면 행복한 것이다. 행복의 첫째 조건은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는 데 있다. 나보다 나은 사람을 자신과 비교하는 순간 행복은 저만큼 달아나버린다. 그러니 진정으로 행복하려면 남과 비교하지 않는 것이다.

종교의 가르침에도 아무리 많아도 만족할 줄 모르면 가난한 것이지만 가난해도 만족할 줄 알면 부자라고 했다. 거지가 질투하는 대상은 백만장자가 아니라 자기보다 형편이 조금 더 나은 다른 거지라고 한다. 태어나서부터 긴밀한 관계로 얽혀있는 우리나라 사람은 시기심 때문에 안 겪어도 될 고통을 겪는 경우가 많다. 사촌이 논을 사면 배가 아픈 것도 나와 비교하는 시기심 때문이다. 그러니 불행을 사서 할 수밖에. 가장 행복한 사람은 많이 가진 사람이 아니라 가진 것에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이다. 자신이 가진 것에 만족할 줄 모르고 나는 왜 가난하기만 할까, 남들이 가진 것을 나는 왜 갖지 못하는 걸까, 하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평생 가난의 저주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행복해지는 데는 특별한 방법이 없다. 그것은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소중하게 생각하면 된다. 어리석은 사람들은 가지고 있던 것을 잃고 나서야 그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이었음을 깨닫는 것이다. 다산선생이 자식들을 가르치며 “나의 부는 가진 것이 많음에 있지 않고 만족할 줄 아는 데 있다.” 라고 한 말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무엇이든 만족할 줄 아는 마음을 갖게 하는 것은 내가 맞닥뜨리는 사물에 대한 생각이 무르익고 그 깊이를 더해갈 때다. 그런 이유로 요즘 내가 찾는 것은 그동안 알지 못하고 흘려버린 것들을 다시 만나, 거기서 전에 몰랐던 새로움을 발견하고 기쁨을 찾아내는 일이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꽃을 내려올 때 보았다는 고은 시인의 말처럼 참으로 소중한 것을 가까이 두고도 보지 못하다가 인생이라는 산길을 올랐다 내려가는 지금에 와서야 보이는 것이다. 지금 내가 가진 것도 갖기 전에는 그토록 바라던 것이었음을 안다면 이제 나는 행복으로 들어가는 현관 앞에 섰는지도 모를 일이다.


이홍식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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