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포럼] 산지재해 대비 지금 해야
박재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수·시인)
[경일포럼] 산지재해 대비 지금 해야
박재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수·시인)
  • 경남일보
  • 승인 2017.07.30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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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경남지역엔 비가 적게 내리고 있다. 굳이 통계적인 강우량 수치를 들지 않아도 이내 알 수 있는 것이 경호강이니 인근 하천의 수위가 많이 내려갔음을 눈으로 보아도 알 수 있다. 그만큼 비가 적게 내렸다는 말이다. 이에 반해 경기, 인천, 충북에서는 시간당 100mm에 육박하는 비가 내려 피해가 속출했다. 이제 비는 기상예보에 따라 예견된 강우량이 오지 않는다는 사실에 직면했다. 어느 특정 지역에 몰아쳐 내리는 비가 증가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렇기에 이렇게 예기치 않은 비가 내렸을 때 대비를 해야 하는 것이 준비된 행정이고 대처방법이다.

우리 지역은 강우에 취약한 토질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거창지역은 화강암 풍화토가 지면 깊숙이 자리하고 있어 집중호우나 태풍이 발생했을 때 그 피해는 심각하고 과거의 경험이 그러했다. 또한 도시개발로 확장된 도시가 산지를 깎고 들어가 산사태나 토석류 등의 산지재해에 매우 취약하게 되었다. 상식적으로 수만 년 침식되고 쓸려 내려온 토사 등이 안정한 경사를 유지한 산자락 부분을 절단해 아파트며 공장을 지었기에 산지는 안정성을 잃고 불안한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이런 와중에 집중호우가 내리면 산지재해가 발생하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따라서 지금 비가 적게 내릴 때 이러한 지역을 조사하고 대책을 미리 강구하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것은 이제 그만해야 하기에 그렇다.

경남지역의 경우에는 과거 태풍과 집중호우로 피해를 많이 당했던 지역이다. 이곳에서는 이로 인해 산사태와 토석류 등 산지재해로 인한 피해가 자주 발생했다. 태풍 루사 때나 매미 그리고 집중호우로 인한 산사태로 경남지역은 수많은 재산과 인명손실이 그 어느 지역보다 컸다. 따라서 태풍이 온다고 하면 지레 겁부터 먹는 것이 이 지역의 현실이다. 장마가 지나고 나서 불볕더위가 지속되고 있는 이 지역에 앞으로 태풍이 몰려올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더욱이 올해의 강우패턴을 보면 열대지역의 스콜이나 지역적 집중강우 등 강우패턴도 변하고 있는 것을 확연히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산사태나 토석류 등 산지재해를 예견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으면 대피하거나 예방하기가 쉽다. 특히 야외에서나 산 밑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알아둘 필요가 있다. 즉, 경사면에서 갑자기 많은 양의 물이 샘솟을 때, 이때는 땅속에 과포화된 지하수가 있다는 것을 나타내므로 산사태의 징조가 있다. 평소 잘 나오던 샘물이나 지하수가 갑자기 멈출 때, 이때는 산 위의 지하수가 통과하는 토양층에 이상이 발생한 것을 나타내므로 위험이 많다고 볼 수 있다. 갑자기 산허리의 일부가 금이 가거나 내려앉을 때는 미리 대피하는 것이 좋다. 바람이 불지 않는데도 나무가 흔들리거나 넘어지는 때, 산울림이나 땅울림이 들릴 때는 산사태가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보고 조속히 대피하는 것이 좋다. 산사태가 발생되기 쉬운 상태로는 일반적으로 계속해서 비가 내린 양이 200mm이상, 1시간당 내린 비가 30mm이상이면 위험하다. 경기, 충북, 인천 등이 시우량 30mm를 훨씬 넘어 강우가 돌발적이고 지역적이며 집중화되었기 때문에 산지재해가 많이 발생한 것이다.

산사태 등 산지재해는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지만 대체적으로 발생되기 전에 징후를 나타낸다. 아직 우리 지역에서 산지재해가 발생되었다는 소식은 미미하다. 그렇다고 무작정 안심해서는 안 된다. 재해가 언제 온다고 왔는가. 비가 오지 않는다고 안심하기에 앞서 위험하다고 판단되는 곳들에 대해 신경을 써야 한다. 수시로 산사태 위험지역으로 지정된 곳이나 지역민들에게 평소 위험하고 대비가 필요한 지역에 대해 경청할 필요가 있다. 이런 부분만이라도 잘 관찰하고 대비한다면 막대한 재산과 인명 손실을 가져오는 산사태나 토석류 등 산지재해는 최대한 예방할 수가 있다. 최근 산지재해를 예방하는 대비책인 사방댐 무용론은 산지재해를 모르거나 이해가 부족한 논의이다. 적어도 강우패턴이 바뀌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지 상황을 고려해 산지재해 대비책을 강구해야 한다.

박재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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