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
변옥윤 (객원논설위원)
매미
변옥윤 (객원논설위원)
  • 경남일보
  • 승인 2017.08.02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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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가 아리도록 울어대는 매미소리는 여름이 점점 깊어간다는 신호음이다. 머지않아 생을 마감해야 하는 절박감에 종족을 보존하기 위해 암컷을 부르는 애잔한 소리이다. 매미는 여름 한철을 지나면 한살이를 마감한다. 수컷이 암컷에게 생명을 불어 넣으면 암컷은 나무속에 알을 낳고 함께 일생을 끝낸다.

▶매미는 우화를 한 후 길어야 2주 정도의 짧은 생을 갖는다. 매미는 7년간이란 긴 시간을 땅속에서 인고하며 우화를 기다린다. 굼뱅이로 몸집을 키워 때가되면 땅밖으로 기어 나온 후 나무에 올라 허울을 벗고 우화한다. 불과 7일 내외의 생에 비해 날개를 얻기위한 준비기간은 너무 길다.

▶곤충학자 파브르는 매미는 청각이 없어 자신의 소리가 얼마나 큰지를 모른다고 했다. 매미가 우는 것도 짝을 찾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게 그의 관찰이지만 증명된 바는 없다. 매미소리가 깊어지면 곧 계절이 바뀌어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는 것은 자연이 가르쳐 준 섭리다.

▶매미는 정권과 권력의 유한함을 웅변으로 가르쳐 주는 곤충이다. 우리는 지금 지난 정권의 몰락이후 참담함을 온 몸으로 느끼고 경험하고 있다. 매미처럼 귀를 막고 있다가 천둥소리를 듣지 못해 쏟아지는 폭우를 피하지 못했는지 모를 일이다. 권력은 백일홍이요 남가일몽이며 찰라임을 매미는 지금도 긴 울음으로 외치고 있다…. 변옥윤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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