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포럼] 파랑색의 국립대학
윤창술 (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수)
[경일포럼] 파랑색의 국립대학
윤창술 (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수)
  • 경남일보
  • 승인 2017.07.30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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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부의 100대 국정과제에 ‘지역거점 국립대 집중 육성’을 포함시켰다. 김상곤 교육부장관도 대학교육의 공공성을 높이고 지역균형발전을 이루기 위해 대학서열화 해소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지방대학, 지역거점 국립대학, 강소대학의 강화를 강조했다. 또 국공립대의 재정지원을 통해 국공립대 비율, 즉 국공립대학 재학생의 비율을 현재 24%에서 40% 수준으로 높이겠다는 입장을 예전에 밝히기도 했다. 무릇 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방향과 속도가 중요하다. 특히 대학 분야 정책은 100년지대계라는 특성상 방향과 속도가 더 중요한데, 국공립대의 비중이 약 70%까지 되는 선진국의 사례를 볼 때 고등 교육에 대한 국가의 책무를 반영하는 국공립대의 확대 정책에 대한 새정부의 진단과 방향 설정은 시의적절하다.

국공립대의 발전방향과 관련하여 지역거점 국립대 육성, 지역중심 국립대(이하 ‘중소 국립대’)의 육성 및 공영형 사립대 전환·육성이 논의되고 있다. 이 중 가장 핫한 이슈는 지역거점 국립대 통합 네트워크다. 통합 네트워크는 운영주체를 하나로 법인화하는 완전 통합과는 다른 개념이라고 알려져 있다. 아무튼 9개 지역거점 국립대를 원 유니버스티(One University)로 만드는 연합국립대 체제를 공론화하고 있는 가운데 이해관계자들의 셈법이 분주하다. 서울대의 포함여부, 중소 국립대와의 관계 설정, 지역거점 국립대간의 격차와 특성화 문제 등 해결해야 할 숙제도 산적해 있다. 본 사안의 성격상 실제 정책으로 바뀌는 데 시간이 걸리기 마련인데 이를 단축하고자 서두르다 보면 자칫 방향성을 상실하고 탈선할 수 있다. 즉 상생에 역효과를 유발시켜, 중장기적으로 국공립대의 전반적인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대학서열화 완화 및 지역균형발전을 추구한다는 본질을 훼손할 우려가 있으므로 속도조절이 필요할 수도 있다.

진주에는 국립대학이 3개 있다. 이는 국가기관이 3개나 존재함을 내포한다. 진주혁신도시의 사례에서 봤듯이 국가기관 내지 공공기관을 지방에 유치하고 지역사회로 통합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이들이 기여하는 바가 얼마나 큰지는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지난 달 말 진주시청 상황실에서 열린 전국혁신도시협의회에서는 “혁신도시로 인해 지역에 인구가 유입되고, 세수와 고용이 증가하는 등 여러 분야에서 지역발전의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수도권에 있는 신설 공공기관의 추가이전 등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하기도 했다. 혁신도시 이전공공기관과 마찬가지로 3개 국립대학의 존재로 인한 경제유입 효과는 매우 크다. 진주의 입장에서 3개 국립대는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행운이 아닐 수 없다. 혁신도시와 서부청사를 바탕으로 50만 자족도시를 꿈꾸고 있는 진주가 서부경남의 거점도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반값등록금을 실현한 지역거점 국립대와 중소 국립대가 역할을 분담하여 견인차가 될 필요가 있다. 이의 실현을 위해서는 연구중심의 초록색 사과와 교육중심의 빨강색 사과는 있지만 파랑색 사과는 없다고 생각하는 구시대적 사고로부터 탈피하는 것이 필요하다. 새정부 출범 이후 대학교육 정책의 노선이 대폭 수정되어 대학 공공성 회복을 넘어 지방분권까지 겨냥하는 국공립대의 활성화, 즉 지역거점 국립대의 육성, 중소 국립대인 강소대학의 육성, 지방사립대 중 공영형 사립대 전환을 통한 건전사학의 육성이 대세인 상황에서 진주 소재 3개 국립대는 각 영역별 차별화 및 전문화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현재로선 경상대는 지역거점 국립대로서, 진주교대는 초등교육전문 국립대로서, 경남과학기술대학교는 교명에 걸맞은 지역중심 강소 국립대로서 파랑색 사과가 되어 각자가 속한 영역에서 1등이 되도록 앞만 보고 달려가는 게 진정한 상생방안이 아닐까.


윤창술 (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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