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칼럼] 하늘은 결코 인자하지 않다는데…
[현장칼럼] 하늘은 결코 인자하지 않다는데…
  • 이웅재
  • 승인 2017.08.06 13:4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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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웅재기자
사천의 하늘에 암운이 드리워졌다. 지역상가를 풍요롭게 하던 중견기업 SPP 조선이 부도 나더니 미래 먹거리 산업의 총아로 주목받고 있는 한국항공우주산업(주)(KAI)이 각종 악재에 시달리며 휘청이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침체된 항구도시 삼천포지역 상권에 활기를 불어넣을 고성하이발전소도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을 중단하겠다는 현 정부의 입장에 언제 역풍맞을지 전전긍긍하는 처지다.

사천시민들은 금융기관이 SPP 조선에 RG를 발급해 줬다면 지금 어떻게 됐을까 하는 아쉬움을 채 떨쳐내기도 전에 연이어 불어닥친 악재가 또다른 시련으로 이어질까봐 두렵다고 한다. 당장은 사천시로의 낙점이 당연시 되던 항공정비사업의 차질과 삼천포화력발전소 1·2호기 조기 중단(2020년을 2018년으로), 고성하이발전소 건설사업에 환경단체의 반발 등을 예상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비정규직 정규직화와 최저임금 인상, 원자력발전 및 화력발전 신규건설 중단, 다주택 보유자 중과세 등 하나만으로도 세상을 뒤흔들 만한 정책들을 동시 다발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로 인한 일련의 변화를 지켜보면서 노자 도덕경에 나오는 천지불인(天地不仁)을 떠 올린다. 하늘은 만물을 대함에 어진 마음을 쓰는 것이 아니라 ‘자연 그대로 행한다’는 뜻인데 군자(지도자)의 도리를 논할때도 종종 쓰인다. 이렇게 보면 ‘모든 것 다하겠다’는 식의 이 정부 정책이 일부 계층이 아닌 나라 전체를 아우르는 바람직한 정책인지 의문이 든다.

대한민국은 정치적으로는 민주주주의 국가이고, 경제적으로는 자본주의 국가이다. 민주주의와 자본주의 어느 한 쪽만으로 성장할 수 없다는 점에서 비익조로 설명된다. 날개와 눈이 하나 뿐인 비익조가 제대로 날기 위해서는 몸을 합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최근 대한민국의 양 날개는 균형을 잃은 듯하다. 국민을 위한 정책이 아닌 정치(세력)를 위한 정책이 횡행하면서 비뚫어진 균형추가 대한민국의 위기를 불러올 것이란 우려의 소리가 높다. 최근 대세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약자 보호’도 마찬가지. 능력의 균등이 아닌 기회의 균등이 정부 역할의 마지노선이다. 땀흘려 일한 원인이 남보다 나은 삶이란 결과로 이어져야 마땅하다.

사천시는 1995년 삼천포시와 사천군의 통합으로 탄생했다. 지역민들은 정부 정책에 호응해 양지역의 민심을 거스르면서까지 통합한 이유를 아직까지 찾지 못하고 있다. ‘혜택은 없고 피해만 남은 통합을 왜 했는지’, ‘통합하지 않았으면 그동안 누적 예산만 수조원’, ‘소비 주체 공무원도 줄지 않아 최소한 상권은 유지됐을 것’ 등 불만의 소리가 여전하다.

통합 도시로 거듭난 사천시는 항공우주산업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전망도 밝다. 정권이 바뀌어도 정책은 여전해야 한다.‘천지불인’을 교훈 삼아 사천시의 희망을 꺾는 일이 더이상 벌어져선 안된다. 항공국가산단과 항공정비사업 등 항공산업 집적화로 ‘20만 강소도시, 대한민국의 시애틀이 되겠다’는 사천시의 꿈을 정부가 방해해선 안된다.

이웅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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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견 높다 2017-08-19 19:18:00
그래서 문재인 지지율이 80%가 넘는거다.. 이 기자 양반아.. 양비론은 이제 한물간지 오래다.. 비리와 적폐는 청산되어야 할 당연한 상식이고, 현재 논의중인 발전소 사안은 지켜보면 되는것이다.. 현재 멈추지도 않은 사업을 모든걸 안하고만 있다고 매도하지 말자.. 그리고 '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 이런 밑도끝도 없는 뜬 구름 잡는 문장은 식상할 때도 됐잖아.. 예를들어 '같이 술 먹던 목소리 큰 사람의 얘기' 라던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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