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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일시론] 전력정책이 불안하다
변옥윤(객원논설위원·수필가)
경남일보  |  gnnews@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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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8.09  17:3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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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장마에 견줘 적은 강수량과 찌는 듯한 무더위로 올 여름도 예사롭지 않다. 일찌감치 더위를 피해 해외로 떠나는 여유로운 사람들로 인해 인천공항은 북새통이고 젊은이들은 산과 바다에서 축제를 벌이고 있다. 이도저도 못하는 사람들은 ‘집나가면 고생’이라고 자위하며 ‘집캉스’를 즐긴다. 시원하게 에어컨을 틀어놓고 편안한 자세로 TV를 보거나 책 한권으로 더위를 식히며 유유자적하는 것도 좋은 피서방법이다.

지난 7일 오전부터 펼쳐진 미국메이저리그 프로야구 다저스와 뉴욕매츠의 경기는 류현진이 새로운 면모와 시도로 멋진 승부를 연출, 모처럼 청량감으로 더위를 식혀 주었다. 부상이후 모처럼 시종일관 타자들을 리드하면서 공격적인 투구로 경기를 이끌어 과연 몬스터라 일컬을만 했다. 2년여를 인내하며 새로운 무기를 개발, 화려하게 재기했다는 평을 받았다. 7회까지 96개의 공으로 탈삼진 8, 1피안타에 무실점으로 호투한 것이다. 스트라이크 76%는 그가 도망가는 피칭이 아니라 정면승부라는 자신감 있는 도전으로 이룬 성과였다. 이런 류현진의 재기는 종전 주무기였던 직구로는 타자제압에 한계가 있다는 현실을 직시, 커트볼이라는 새로운 무기를 개발한데서 비롯된다. 스피드보다는 제구력으로 맞선 그의 전략은 적중했고 그로인해 팬들은 모처럼 무더위속 쾌감을 즐겼다. 무엇보다 그가 새로운 생존전법을 성공적으로 시험했다는 점에 박수를 보낸다. 스포츠스타는 딜렘머를 극복하지 못하고 한께를 이기지 못하면 명멸하고 만다는 것을 류현진은 몸소 체험한 듯하다. 스포츠스타의 선전은 더위를 날리기에 충분하다.

‘집캉스’의 묘미는 에어컨바람에 격식 없는 차림과 냉장고를 파먹는 재미가 제격이다. 우리나라는 풍부한 전력생산과 안정적인 공급으로 최소한의 여름휴가를 즐길 수 있는 여유로움이 있다. 더위를 피할 수 있는 기본적인 장치는 갖춘 셈이다. 그러나 전력공급이 충분하지 못한 나라들은 장마와 한여름 더위가 재앙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더위로 목숨을 잃어가고 있다. 더울수록 안정적 전기 공급에 감사하게 된다. 그런데 최근에는 에너지공급방식을 두고 국민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탈원전정책이 그것이다. 원전의 추가건설 없이도 전력의 안정적공급에는 지장이 없다는 정부의 판단에 많은 전문가들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올 여름 들어 전력예비율이 14%내외로 줄어든 적도 있다고 한다. 일부 제조업체에 전력소비량을 줄여달라고 주문한 적도 있다. 예비율이 10%이하로 떨어질 것을 우려한 조치라고 한다. 정부의 판단과는 달리 현실적으로 나타나는 징후는 이 무더운 더위를 전력공급차질로 힘겹게 보낼 수도 있다는 불안감을 지울 수 없다. 여름보다 전력수요가 더 많은 겨울을 걱정하는 소리도 적지 않다.

탈원전, 신재생에너지확대라는 정부의 에너지정책이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게 옳은 분석이다. 태양광과 풍력발전은 이미 저항에 부딪히고 있다. 오히려 난개발과 환경파괴를 초래할 수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다. 많은 지자체들이 신재생에너지 생산에 더 많은 제약을 가하고 있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때늦은 감이 있지만 정부의 에너지정책의 일관성과 국민적 컨센서스가 절실한 시점이다

류현진의 빛나는 투구는 그가 직구만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커트 볼과 직구, 슬라 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질을 구사했기 때문이다. 원전과 화력발전이 전기공급의 주류가 아니라면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도 원전과 화력을 대체하기에는 긴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모든 국민이 더운 여름과 추운 겨울을 안정적으로 나고 국가동력이 원활하게 돌아가기 위한 백년대계가 절실하다.
 
변옥윤(객원논설위원·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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