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 폭력’ 더 이상 둘만의 문제 아니다
‘데이트 폭력’ 더 이상 둘만의 문제 아니다
  • 김영훈
  • 승인 2017.08.16 16: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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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지역 잇따라 발생…올 상반기 살인 3건 포함 303건
최근 연인 간 폭력, 이른바 데이트 폭력이 잇따르면서 데이트 폭력이 더 이상 두 사람만의 사랑싸움이 아닌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진주경찰서는 이별을 통보한 전 여자친구의 집을 찾아가 폭행을 가한 혐의로 A(21)씨를 구속했다고 16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0일 오전 8시 50분께 진주시 상대동 전 여자친구 B(24)씨의 집을 찾아가 주먹과 발로 B씨의 얼굴을 때려 전치 8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지난달 10일 김해에서는 전 여자친구가 다른 남자와 교제한다는 이유로 C씨가 흉기로 전 여자친구와 남자친구에게 상해를 가해 긴급체포됐고 지난 4월 진주에서는 전 여자친구 집에 침입해 여자친구를 8시간 동안 감금·폭행하고 흉기로 위협한 혐의로 육군 간부가 체포되기도 했다.

이처럼 연인간의 관계가 비극으로 끝나는 경우가 증가 추세이며 심지어 살인 등 강력범죄로도 이어지고 있다.

경남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경남지역 지난해 데이트 폭력 검거 건수는 422건으로 하루 평균 1.6명 이상이 데이트 폭력에 노출됐다.

죄명별로는 폭행·상해가 310건으로 가장 많았고 체포·감금·협박은 40건, 성폭력 24건, 살인 5건 등이었다.

올해에는 지난 6월말 기준으로 303건의 데이트 폭력이 발생했으며 폭행·상해가 217건, 살인, 성폭력이 각각 3건이다.

전문가들은 데이트 폭력이 발생하는 원인으로 연인을 자신의 소유물로 생각하는 인식이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정윤정 진주성폭력상담소장은 “최근 데이트 폭력이 늘고 있는데 이는 결국 상대방이 ‘내꺼’라는 생각이 문제이다”며 “상대를 소유하려는 욕구가 지나쳐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게 되면 상대방을 감시·구속하게 되고 심하면 폭행으로까지 이어진다”고 말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데이트 폭력이 강력범죄로 이어지고 2차 피해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폭력에 대한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김진혁 경남대 경찰학과장은 “데이트 폭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폭력’에 대한 인식이다”며 “언어적으로 심한 말을 하거나 가벼운 손찌검이 발생했을 시 피해자는 폭력임을 인지하고 강력하게 거부해야하며 가해자 역시 자신의 행동이 폭력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가 가해자의 작은 행위를 가볍게 여기면 가해자는 상대방이 수용한다고 생각해 더 극단적인 행동도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연인간에 작은 행동도 폭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해야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상대방에게 폭력성이 발견되면 초기에 강력한 거부의사를 밝히거나 관계를 정리하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며 “더 이상 데이트 폭력이 둘만의 문제가 아닌 만큼 정부나 지자체 등 기관단체에서도 데이트 폭력에 대한 교육이 이뤄져야 된다”고 말했다.

김영훈기자 hoon@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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