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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와주고 싶은데…’ 높은 현실의 벽[정구상 시민기자] 범죄 목격자들의 딜레마
경남일보  |  gnnews@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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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8.17  23: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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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전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기사 하나를 읽었다. 광주에서 있었던 일이다. 내용을 요약하자면 이렇다.

7월 24일 광주 서구의 한 거리에서 A(59)씨가 동급내기 여성인 B를 폭행하고 있었다. 원룸에서 시작된 폭행은 도로변으로 장소를 옮겨 30분이나 이어졌다고 언론은 전했다. 생명의 위협을 느낀 B씨는 집 밖으로 뛰쳐나와 왕복 4차로 도로를 왕복하며 달아났고, A씨는 집요하게 뒤쫓으며 주먹질과 발길질을 했다. 여성 B씨는 전치 7주가량의 중상을 입었다.

A씨는 경찰이 출동하는 틈을 타 유유히 현장을 빠져나갔고 3주 가량 도주 행각을 벌이다 16일 체포됐다. 그런데 폭행이 일어나고 있는 거리를 지나던 행인과 차를 몰고 귀가하는 시민이 여럿 있었지만, A씨를 말리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한다. 기사를 쓴기자는 목격자들이 방관했다며 책임론을 제기했다.

경찰은 “목격자들이 B씨를 도우려고 나섰다가 자칫 쌍방폭행 시비에 휘말릴까 걱정한 듯하다”며 “이들을 마냥 비난할 수는 없지만 신고가 더 빨랐다면 B씨의 부상 피해도 줄었을 것”이라고 안타까워 했다고 한다. 다른 매체에서 쓴 기사를 찾아봤다. 제목들에 공통적으로 ‘방관(傍觀 : 어떤 일에 직접 관계하지 않고 곁에서 구경하듯 지켜만 보는 것)’이란 단어가 들어갔다. ‘무차별 폭력에 행인들 방관’, ‘도심 데이트 폭력에도 시민들 방관’ 등이다.

물론 주위에 있던 시민들이, 경찰이 출동하는 동안 적극적으로 A씨를 말렸다면 B씨의 부상을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하지만 누리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중국이 아니고 우리나라에서 벌어진 일?”, “세상 말세”라는 의견을 남긴 이들도 있었지만 “도와주고 싶어도 가해자로 몰릴까봐 나서지 못했겠지. 법부터 바꿔라”, “의인이 피의자가 되는 게 현실이다”, “괜히 참견했다가 맞으면 누가 보상해주는데?”라며 옹호한 누리꾼들도 많았다. 많은 시민들이 ‘괜히 나섰다 나만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의식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누리꾼들의 주장처럼 법을 개정해서라도 선의로 남을 돕다 피해를 보는 경우는 없어지져 할 것이다.

/정구상시민기자

본 취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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