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 간 지리산반달곰 서식지 확대해야”
“김천 간 지리산반달곰 서식지 확대해야”
  • 정희성기자·일부연합
  • 승인 2017.08.17 18: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환경부·국립공원공단 워크숍, “이동자유 허용” 한목소리
서식지인 지리산을 이탈했던 반달가슴곰에 대해 학계와 동물단체들이 서식지 확대와 이동의 자유를 허용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17일 환경부와 국립공원관리공단 주최로 서울 마포가든호텔에서 열린 ‘반달가슴과 공존 방안 모색을 위한 워크숍’에서 반달곰 서식지를 확대하고 이동의 자유를 줘야한다고 밝혔다.

지난 2015년 1월 태어난 수컷 KM-53은 그해 10월 지리산에 방사됐으나 발신기 작동 문제로 위치파악이 되지 않다가 올해 6월 15일 서식지에서 90㎞나 떨어진 김천 수도산에서 발견됐다.

이에 국립공원관리공단은 KM-53을 곧바로 지리산으로 데려와 자연적응 훈련 등을 시키고 지난달 6일 지리산에 재방사했다. 하지만 이 반달가슴곰은 일주일 후 함양·거창을 거쳐 다시 수도산으로 탈출했다가 포획됐다.

윤정준 사단법인 ‘한국의 길과 문화’ 이사는 “KM-53은 인간이 정해놓은 방식이 아닌 스스로 판단에 따라 이동한 것”이라며 “야생동물은 인간이 관리할 수 없고, 관리하더라도 최소한의 수준에 머물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주옥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 실행위원장도 “그 어떤 경우에도 자연으로 돌아간 곰을 인간이 회수할 수는 없다”면서 “환경부로서는 하지 말아야 일을 했다”고 지적했다.

KM-53의 이동을 탈출이 아닌 본능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장이권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교수는 “같은 장소로 두 번이나 이동했다는 것은 단순한 일탈이 아니라 스스로 영역을 찾는 분산활동으로 봐야 한다”면서 “성별·나이를 토대로 KM-53은 독립할 때가 됐다고 판단해 움직인 것”이라고 말했다.

서식지 확대와 방사 전 사회적 여건 마련이 필요하다는 제안도 적지 않았다.

신남식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는 “반달가슴곰을 방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사회적인 동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KM-53을 방사했을 때 인명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면서 “이에 대해 조처를 하고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방사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학교 이항 교수는 “KM-53의 이동은 경사스럽고 축하해야 마땅한 일”이라며 “지난 15년간 종 복원을 해왔다면 이번 같은 의도치 않은 일에 대해 먼저 논의가 있었어야 하는데 컨트롤타워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반달가슴곰들이 보호구역으로부터 10㎞ 안팎을 오간 사례는 있지만, KM-53처럼 아주 먼 거리를 이동해 같은 곳을 향한 적은 없었다. KM-53은 현재 인간의 영향이 최소화한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다.

환경부는 이날 학계 전문가와 시민 환경단체의 의견을 종합해 내부 검토를 거친 뒤 이른 시일 내에 KM-53의 방사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이날 워크숍에는 반달가슴곰 서식지 유치에 적극적인 수도산에 인접한 김천시와 거창군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정희성기자·일부연합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