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야기] 딸기묘는 전문육묘장에서
안재욱(경남농업기술원 원예연구과 농업연구사)
[농업이야기] 딸기묘는 전문육묘장에서
안재욱(경남농업기술원 원예연구과 농업연구사)
  • 경남일보
  • 승인 2017.08.20 10: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안재욱(경남농업기술원 원예연구과 농업연구사)


딸기는 과수나무와 비슷한 생리적 특성이 있다. 우리나라와 같은 온대북부지역에 낙엽과수들은 대개 전년도 8월경에 꽃눈이 발생하고 저온이 되면 휴면에 들어 있다가, 봄이 되면 잎이 나고 꽃이 피어 열매를 맺는다. 딸기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딸기가 과수와 다른 점은 해마다 새로운 개체를 만들어야 하는데 런너라고 하는 포복경이 발생하면 이를 잘라서 모종을 만들고, 당년에 열매를 맺게 한다.


딸기는 3월에 어미묘를 심어서 5월부터 어린묘를 만들기 시작한다. 장마철이 포함된 6월부터 8월의 고온다습한 환경은 시들음병, 탄저병, 역병 등 건전한 육묘에 치명적인 병이 발생하기 좋은 조건이다. 더욱이 최근에는 이상기후가 자주 발생하여 뜻하지 않게 병해가 만연하여 육묘를 실패하는 경우가 빈번하고 세균성 모무늬병, 줄기마름병 등 기존에 문제가 되지 않았던 새로운 병이 생기기도 한다. 이와 같이 튼실한 묘를 육묘한다는 것은 수량과 농가의 소득을 높일 수 있는 지름길이지만 그 길이 평탄하지만은 않다.

이제 우리는 좋은 품질의 딸기묘를 안정되게 공급할 수 있는 전문육묘장의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토마토, 고추와 같은 과채류 농가의 육묘 구입비율은 50~60%정도이지만 딸기는 대부분 자가육묘에 의존하고 있다. 딸기의 경우, 전문육묘장 운영에 가장 큰 걸림돌은 육묘기간 이외에 육묘시설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이다. 전문육묘장에서 취급하는 대부분의 작물은 종자로 번식하는데 비해, 영양번식을 하는 딸기는 다른 구조의 육묘시설이 필요하기 때문에, 딸기육묘가 끝나는 9월 이후에는 다른 작물을 육묘하기에 어려움이 많다. 하지만 최근 일부 선도농가에서 실시하고 있는 삽식육묘기술은 공정육묘시스템의 적용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별도의 공간에서 어미묘를 키워 어린묘를 일시에 채취하여 삽식을 한다면 종자로 번식하는 작물과 동일한 구조의 시설에서도 육묘가 가능하다. 딸기 삽식육묘 기술과 육묘장 운영체계가 개발된다고 하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판단이 된다. 이렇게 되면 딸기농가는 양질의 묘를 공급받아 안정된 재배가 가능하고, 재배가 끝나면 쉴 수 있는 여유도 가질 수 있다. 딸기산업에 전문육묘장의 도입은 모든 농가가 개별적으로 육묘할 때 발생하는 복잡성과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단순화와 전문화가 고도화되어 딸기 생산력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안재욱(경남농업기술원 원예연구과 농업연구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