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후진국형 ‘죽음의 사업장’ 오명 언제쯤 벗나
조선업, 후진국형 ‘죽음의 사업장’ 오명 언제쯤 벗나
  • 경남일보
  • 승인 2017.08.21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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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오전 11시 37분께 창원시 진해구 STX조선해양에서 건조 중이던 석유화학제품 운반선 안 잔유(RO) 보관 탱크가 굉음과 함께 폭발, 협력업체 소속 노동자 4명이 숨지는 참사가 빚어졌다. 해경은 5∼6평 넓이에 갑판에서 12m 깊이에 있는 탱크 안에서는 STX조선 사내 협력업체인 K기업 소속 근로자들이 도장작업을 하던 중 발생한 유증기에 의해 폭발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지난 5월 거제 삼성중공업 선박 건조 현장에서 거대한 타워크레인이 쓰러지면서 노동자 6명이 숨지고 25여 명이 중경상을 입는 사고처럼 이번도 3개월도 안되어 휴무일에도 일터에 나온 K하청업체 직원들의 살인적 노동이 불러온 참사였다. 도장작업을 하던 중 순간적인 폭발로 발생한 것으로 봐서는 인재(人災)일 가능성이 높다. 폭발 사고가 난 선박은 7만4000t급으로 오는 10월 그리스 선박회사에 인도를 앞두고 있었다.

사망 산재를 막는 것이야말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이다. 무엇보다 노동자들의 목숨을 가벼이 여기는 기업주와 이를 방치한 공무원들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 산업재해율이 다른 산업에 비해 1.7배 정도 높은 조선업 현장에서 하청업체 근로자의 사망자가 원청업체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것은 산업재해에 대한 원청업체의 책임과 처벌이 약한 탓이다

조선업 같이 사고 요인이 많고 사고의 치명성이 높은 사업장일수록 더 안전해야 하는데 오히려 사고가 되풀이되는 걸 보면 안전불감증이 치유 불능의 상태에 이르렀다고 할 만하다. 죽지 않고 일할 권리를 법적으로 보장받기 위해 또다시 얼마나 죽어가야 하는가. 세계 10위의 경제 대국이 노동 현장의 위험은 세계 최고 수준이니 비정상이 아닐 수 없다. 연이은 조선업계의 후진국형 대형 참사인 ‘죽음의 사업장’이란 오명을 언제쯤 벗어 날수 있는지 정부에 묻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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