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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 7월22일자 2면 '녹음문예리레'
김지원 기자  |  gnnews@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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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8.22  22: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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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 7월22일자 2면에 실린 박스글이 하나 눈에 띄었다. 이 예고는 ‘제10회 녹음문예리레’라는 낯선 제목을 달고 있다. 
‘산천이 푸르름이 짙어 있으면 메말라 있던 사람의 마음에도 푸르름이 온다.  밤이면 은하수가 하늘높이 흐르고 지상의 목숨들에게 아득한 천분의 낭만을 자랑하여 보인다. 진실로 우리의 마음에 녹음이 짙어주기를 바란지 절절하고 오래이다. 홀로 즐거운 꾀꼬리가 아닐지라도 차라리 삼리를 낭낭히 합창하는 개구리의 마음이 그리워 진다’라는 다소 낭만적인 문구로 시작된 열번째 녹음문예리레 사고는 시, 콩트, 수필, 평론 등 문인 37명의 릴레이 연재를 예고하고 있다. 읽어서 거름이 되고, 노래가 된다면 다행이겠다는 사고는 문인들의 이름을 열거하면서 마무리했다. 
-리레 라는 말투가 낯설었는데 릴레이의 이북식 표현이라는 설이 있다. ‘녹음문예리레’란 말하자면 한여름의 녹음을 이름으로 빌어온 문인들의 주옥같은 글들을 받아 신문에 릴레이로 연재하면서 독자들의 문학소양을 위한 문화콘텐츠 였던 셈. 제10회 녹음문예리레는 사흘 뒤인 7월25일 이설주 시인의 시 ‘燈台’로 연재가 시작됐다. 


1960년 7월23일 ‘대서 더위’
7월23일자 날씨 기사 하나를 보자. 대서를 맞아 최고더위가 몰려왔다는 기사다. 아스팔트가 녹진녹진하게 녹아내리고 가로수도 시들어간다는 소식을 보니 입추를 지나고도 연일 36도를 넘는 여름 무더위에 시달리는 형편에 남일 같지 않다. 그해 7월29일은 제5대 국회의원 선거가 진행되었던 터라 뜨거운 폭염 속에도 선거차와 운동원은 더위에 아랑곳 하지 않고 선거운동에 열을 내고 있다는 소식을 전한 기사는 ‘저마다 더위를 못이겨 남강이나 바닷가를 찾아 오늘도 人어는 늘어만 가고 있다’라는 재미있는 표현으로 마무리됐다. 

7월23일 ‘평화병원’ 광고는 병원 위치와 전문치료 안내만 실린 간단한 광고였다. 아래에 붙은 진주소재 인삼제약소의 위장약 ‘위경산’ 광고 역시 단순한 이미지를 첨부한 광고였으나 9월1일자에 다시 등장한 ‘평화병원’과 ‘위경산’ 광고는 과감한 변화를 시도했다. 9월1일 1면 하단의 인삼제약소 ‘위경산’ 광고는 3단 통광고로 그래픽을 입체적으로 바꿨고 제품명도 도드라지게 키웠다. 광고 왼쪽 상단에 “종전 동아일보에 연속게재 되었음”이라는 글귀가 추가됐다. 중앙의 신문에 진출한 기념으로 본사에 실은 광고도 손질 한 모양이다. 같은 날 2면에는 ‘평화병원’이 신축개원 소식을 전하며 2층짜리 병원 새 건물 사진을 함께 게재했다. 텍스트 중심의 흑백 신문이던 시절 사진 한장도 눈길을 끄는 광고 아이템으로 쏠쏠하다.

1960년 7월25일 ‘아가씨 손길을 부드럽게’
25일자 광고에는 40~50대에게 아직 잊혀지지 않은 영화배우가 등장한다. 알랭 드롱 주연의 프랑스 영화 ‘아가씨 손길을 부드럽게’가 국보극장에서개봉했다는 소식이다. 1959년 작품인 이 영화는 당대 프랑스 청춘배우들이 대거 출연한 로맨틱 코미디다. 폴 앵카의 히트곡들과 함께 인기를 끌었다. 극 중 집안 좋고 돈 많고 잘 생긴 청년으로 등장한 알랭 드롱에게 농락당한 것을 안 3인의 여인이 합심해서 이 바람둥이를 해치운다는 줄거리다. 
이 영화는 신성일·윤정희 주연의 ‘소문난 아가씨들’(1969)이라는 영화에 영향을 주었고 ‘결혼교실’(1970) 이라는 작품으로 리메이크 되기도 했다.  김지원 미디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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