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마주할 수 있나
언제나 마주할 수 있나
  • 김귀현
  • 승인 2017.08.27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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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귀현기자
 
김귀현기자
“당시 공연계는 세월호 사건으로 인해 침체되어 있었고, 공연계 전반적인 분위기가 20~30대 젊은 여성들을 겨냥한 저가의 가벼운 공연들이 넘쳐날 때였어요.”

1년 여전 논란이 됐던 연극 ‘보도지침’ 제작사 대표의 인터뷰 내용이다. ‘보도지침’을 예약한 관객들은 다수가 20~30대 여성이었다. 이 인터뷰는 예매 취소 러쉬를 불렀다. 인터뷰이는 사과문을 올린 후 인터뷰가 실린 브로슈어를 회수하겠다고 했지만 상황은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최근 개봉한 영화 ‘VIP’의 사례와는 다른듯 닮아있다. ‘저렇게까지 여성에게 폭력적이어야 할 이유를 모르겠다’는 전문가 평점을 시작으로 장면묘사에 대한 악평이 쏟아졌다. 출연 정보에 오른 단역배우 역할 중 ‘여자시체’와 ‘(범죄)피해자’로만 등장한 여성들도 티켓 구매에 브레이크를 걸었다. ‘남성 주연 배우의 행동이 악마적이라는 것을 보여줘야 했다’는 감독 인터뷰는 “결국은 도구화 아닌가”라는 비난에 휩싸였다.

이같은 대상화에 반응을 보이는 이들은 문화 소비의 주축이다. 즉각적인 반응은 구매력과 영향력을 발휘하겠다는 의미다. 그러나 경멸 섞인 야유를, ‘가볍다’는 뿌리깊은 편견을 벗어나지 못한다. 이런 지적에 답하는 방식은 대부분 외면이었기 때문이다.

장르를 넘어 적극 소비층은 목소리를 높인다. ‘(내놓기 전) 고민하라’는 것이다. 호구 취급을 참아줄 관객은 없다. 사소취대의 강요는 사양길이다. 이제 주연 배우의 미모, 눈부신 미술효과 따위로는 외면을 피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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