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끼빠빠’
변옥윤(객원논설위원)
‘끼끼빠빠’
변옥윤(객원논설위원)
  • 경남일보
  • 승인 2017.08.31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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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구 전국방장관은 사드문제 청와대보고 여부를 두고 진위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말로써 말 많으니 말말을까 하노라”라고 말했다. 김천택의 청구영언에 수록된 시조의 한 구절이다. 복잡한 전후사정을 구구하게 설명하다 구설수에 오를 것을 예감한 것이다. 이런 짤막하고 무게 있는 말을 촌철살인이라 일컫는다.

▶최근에는 ‘끼끼빠빠’라는 신조어가 유행하고 있다. ‘끼일 때 끼고 빠질 때 빠지라’는 뜻이다. 아무데나 끼어들어 여론의 뭇매를 맞지 말고 알아서 신중하게 처신하라는 경구이다. 어느 기업의 임원연수회에서 나온 리스크관리요령의 한 방법이지만 요즘은 정치인들의 덕목이 되고 있다.

▶협치를 표방해 놓고도 여당의 대표가 사사건건 야당을 자극하는 말로 정국을 경색시키고 한명숙 전총리의 출감에 대한 논평으로 사법부를 자극한데 대한 어느 야당의원의 논평이기도 하다. SNS가 시대적 트랜드가 되면서 ‘끼끼빠빠’는 정치인이나 사회지도자들의 새로운 덕목이 되고 있다.

▶말이 좌우로, 아래위로 왔다 갔다 하는 것을 횡설수설, 또는 횡수설거라 한다. 그러나 한 수레의 무기보다는 손가락 한마디의 짧은 코멘트가 사람을 죽일 수 있는 위력을 가질 수 있다. 말에 무게가 없고 일관성이 없으면 횡설수설 단계이다. 요즘에는 횡설수설하는 정치인이 많다. ‘끼끼빠빠’를 명심하자.
 
변옥윤(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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