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칼럼] 진주대첩광장 첫 삽에 담긴 인내와 눈물
강길선(진주시의원)
[의정칼럼] 진주대첩광장 첫 삽에 담긴 인내와 눈물
강길선(진주시의원)
  • 경남일보
  • 승인 2017.09.05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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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길선-진주시의원
2001년부터 진주시민의 꿈으로만 머물러 있던 진주대첩광장 사업이 드디어 첫 삽을 뜨게 되었다. 지주대첩광장 조성사업은 무려 15년이 넘는 시간동안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이제 100% 토지보상 완료와 100% 건물철거 완료를 이루고, 첫 삽 뜨는 감격의 순간을 맞이하게 되었다. 그 긴 시간동안 기다림과 갈등을 인내해온 모든 진주시민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이제는 한결 같은 염원이 현실이 되는 시간만이 남았다. 400년 전 진주의 기개와 얼을 오늘로 되살릴 역사적이고도 영광스러운 순간이 눈앞에 놓였다.

진주대첩광장 사업 추진이 이토록 길어지고 늘어진 것은 시민의 입장에서는 아픔과 아쉬움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하나하나 돌다리 두드리듯 차곡차곡 추진되어온 과정을 상징하기도 한다. 2001년 백승두 시장 지시사항으로 처음 검토되어 추진된 사업은 지지부진하다가 2006년 정영석 시장 공약사업으로 재추진이 본격화되었고 이창희 시장이 바통을 이어받아 600억 원이 투입되는 대형 사업의 가장 어려운 보상과 철거 과정을 모두 해결해 내었다. 고진감래(苦盡甘來)라는 말처럼 다양한 목소리를 모으고 많은 갈등을 조정하는 과정은 힘겨웠지만 그 결과 천억원에 육박하는 사업의 꽃을 피우는 감동적인 첫 삽을 뜨게 되었다.

그러나 이 같은 시민들의 염원에도 불구하고 광장 조성을 눈앞에 두고 몇 몇 이들이 만드는 분란이 많은 이들의 땀과 노력을 무색하게 하고 또 다시 광장을 갈등의 소용돌이로 몰고 가는 것만 같아 걱정이 앞선다. 특히 사실을 왜곡하는 말로 시민들의 마음을 흔들고 역사적인 사업을 또 다시 늦추는 일은 도저히 가만히 지켜볼 수만은 없다.

먼저 올해 7월 문화재청의 현상변경허가를 받고 문화재 시굴조사가 추진되고 있음에도 마치 광장사업이 이러한 것을 무시하는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은 사실 자체를 왜곡하는 일이다. 뿐만 아니라 몇 차례에 걸쳐 조성위원 위촉을 위한 절차에도 응하지 않은 결과를 두고서 조성위원회가 집행부 입맛대로 구성된 양 왜곡하는 것은 그 의도까지 의심하게 만든다.

역사의 가치를 후손들이 되새기기 위한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이 중에서 넓은 공간을 마련해 공원처럼 시민들이 휴식을 즐기며 자연스럽게 역사의 의미를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역사에 대한 시민의 접근성을 높이면서도 부족한 시민들의 휴식 공간을 마련하는 큰 장점이 있다. 특히 보다 많은 사람들이 편하게 찾을 수 있고 주변 경제도 활성화시켜 더 오랜 시간 지속가능한 역사공원을 만든다는 점에서 지하주차장 건립은 오늘 진주를 일구고 있는 많은 시민과 주변 소상공인들 모두에게 기회와 의미를 주는 훌륭한 방안이다.

이미 오래 전부터 중앙정부와의 협의를 거쳐 주차수요를 검증하고 그 규모까지 조정되어 추진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뒤늦게 반대를 위한 반대로 가로막고 나서는 일은 광장으로 준비된 역사공원 사업을 송두리째 흔드는 결과가 될 것이다. 여기에 형평탑을 공원에 세우지 않으면 광장사업 자체를 막겠다는 주장은 지금까지 오랜 시간 일궈왔던 고생을 수포로 되돌릴 우려를 낳고 있다. 진주대첩이 역사적 의미를 갖는 이유는 당시 나라를 지키기 위해 노인, 부녀자, 아이까지 온 민초들이 나섰던 유례없는 전민항쟁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진주대첩광장은 몇몇 문화재를 주인으로 만드는 사업이 아닌 진주의 얼을 잊지 않고 살아가는 진주시민을 주인으로 만드는 사업인 것이다. 형평탑의 의미도 충분히 이해하지만 진주대첩의 의미를 모두 탑 하나에 담을 수는 없는 법이다.

불가능할 것만 같았던 광장 사업이 이제 본격적인 첫발을 내딛는 순간이다. 그 오랜 인내와 열정으로 일구어낸 준비작업을 마친 지금, 진주대첩의 역사적 후손들이 아이들의 손을 잡고 거닐 광장을 생각하면 벌써부터 가슴이 부풀어 오른다. 그 어려운 과정을 일구어낸 눈물과 땀방울을 무시하고 사실을 왜곡하며 내뱉는 몇 마디에 이 역사적 사업이 좌초될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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