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춘추] 여행, 그 설레임
민영인(귀농인 중국어강사)
[경일춘추] 여행, 그 설레임
민영인(귀농인 중국어강사)
  • 경남일보
  • 승인 2017.09.10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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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기 위해 하는 일 외에 내가 가장 잘하는 것은 여행이고 가장 좋아하는 것도 여행이다. 이 두 글자만 떠올려도 벌써 가슴이 벌렁거리고 마음이 콩닥거린다.

한때 만약 로또가 당첨 된다면 제일 먼저 세계일주 여행을 떠날 거라는 허황된 꿈도 가진 적이 있다. 그러나 가만히 생각해 보면 돈과 시간이 많아서 떠나는 여행은 큰 의미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빠듯한 일상 속에서 짬을 내어 떠나는 여행이야말로 더 짜릿하고 즐거울 수밖에 없다.

나는 혼자 가는 여행도, 여럿이 가는 여행도 다 좋아한다. 특히 배낭을 메고 떠나는 자유여행이야말로 진짜 여행이라고 느낀다. 그래서 나는 이러한 여행을 자유(自愈)라고 쓴다. 스스로 치유하게 하는 여행, 즉 힐링(Healing)인 것이다.

예년보다 빨리 시작된 올 여름, 유난히도 더운 어느 날, 옆에서 눈치를 보며 나에게 조용히 묻는다.

“당신은 휴가 없어?”, “농사꾼이 뭔 휴가, 장마철이 휴가지!” 조금은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잠시 후 혼잣말처럼 그러나 분명 들으라고 하는듯 “난, 제주도 가본 지 오래 됐는데…”라는 답이 돌아왔다.

여기서 조금 더 나가면 싸움이 된다. 재빨리 의도를 파악하고 “여행가고 싶어? 그럼 제주도 보다는 대만가자~”, “정말 당신 시간 낼 수 있어? 그러면 언제?” 어린애처럼 흥분하며 속사포처럼 잇따라 질문을 해댄다. 이렇게 시작돼 우리는 늦여름에 예정에도 없던 여름휴가를 대만으로 다녀왔다.

여행은 현장에서만 즐기는 것이 아니다. 여행을 떠나기로 생각한 그 순간부터 이미 시작된다. 어디로 떠날까. 뭘 입고 가지. 먹을 것은, 꼭 봐야 될 것은?온통 머릿속은 여행에 대한 생각뿐이다. 그리고 여행을 다녀와서도 한동안은 그 여행지에서 느꼈던 기분이나 즐거웠던 일에 혹은 감동적인 일에 빠져 있다. 이것이 여행의 진정한 마력(魔力)이 아닐까 생각한다.

따라서 여행은 중독성이 강하다. 이 설레임 때문에 돌아와서는 또 다음 여행을 기대한다. 주로 사람들은 여름과 겨울 피서(避暑)와 피한(避寒)을 위해 휴가를 사용한다. 그렇다보니 여행도 자연스럽게 이때가 성수기이다. 그러나 일하기 좋고 책 읽기 좋은 봄, 가을이 여행하기도 좋다. 춘화추엽(春花秋葉)이라, 고을 고을 축제가 시작된다. 일상을 잠시 미루고 짬을 내어 자연에서 자유의 시간을 가져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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