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점]진주대첩광장 조성사업 찬반 지상토론
[쟁점]진주대첩광장 조성사업 찬반 지상토론
  • 박철홍
  • 승인 2017.09.10 16:27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0여 년을 끌어온 진주대첩광장 조성사업이 지난 7월 토지보상과 건물철거를 모두 마쳤지만 사업내용을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지금까지는 광장 활용방안을 놓고 진주역사성을 담은 공간으로 만들 것인지 아니면 시민들이 쉴 수 있는 비움의 광장으로 조성할 것이지 논란이 있어 왔지만 최근에는 지하주차장 건설이 쟁점이 되고 있다. 진주시는 사업부지 내 지하 1~2층에 400대 이상을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 조성을 계획하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유적지 파괴, 원도심 재생 역행, 교통흐름 방해 등 각종 문제점을 제기하고 있다. 반면 또 한쪽에서는 지하주차장 건설이 원도심 활성화를 이끌 것이라며 도심공동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인들을 외면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양측의 입장을 담은 기고문 게재를 통해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자 한다.  박철홍기자
 

◇원도심 상인들 꿈 짓밟아선 안된다
박양후 진주대첩기념사업회 사무총장

박양후

최근 진주대첩광장 지하주차장 조성을 반대하는 단체들을 보면서 오랫동안 진주대첩과 진주성전투를 연구해 온 필자로서는 진주대첩광장 조성을 반대하는 단체의 궁극적인 목적이 무엇일 지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진주성의 역사속에 묻혀있는 서민들의 애환을 깊이 들여다보고 어루만져 줄 생각보다 본인들의 주장은 옳고 다른사람의 생각은 틀렸다고 하는 사람들이 ‘진정 서민들을 생각하는 리더라고 할 수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리더는 현실을 직시하는 능력으로 미래의 방향 설정과 희망을 줘야한다. 최고의 지성을 자랑하는 사람들의 생각이 한쪽으로 치우치고, 기울어져 있는 지식으로 서민들을 바라보고 있지는 않은 지 본인스스로 뒤돌아 보아야 할 것이다.

진주대첩광장 조성사업은 10년의 세월을 지나면서 점차 가시화되고 눈앞에 실현되려는 시점이다. 지금은 과연 어떻게 조성하는 것이 옳은것이며 미래의 활용에 대하여 고민해야 하는데 현재의 상태를 바라보면 나무를 보고 숲을 보지 못하는 우를 범하고 있는 듯 하여 안타깝기 그지 없다.

역사는 과거를 저버리지 않고 어떻게 현재와 미래를 연결해야 할 것인지 정확한 판단이 중요하다. 이렇게 판단하는 것은 전문가들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진주대첩광장 조성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온 사람들, 진주대첩광장 조성을 통하여 조금이라도 더 나은 삶을 찾으려는 사람들의 작은 소망을 짓밟아서는 안된다. 지하주차장과 지하상가를 연결하고 이를 통하여 구도심 상권이 살아나길 학수고대하는 상인들을 위해서라도 신중에 또 신중을 기하여 서민들에게 희망을 주고 발전적인 의견을 제시해야 한다.

필자는 문화재 시굴은 문화재청 전문가들에게 맡기고 그분들이 문화재 시굴후 보존할 것은 보존하고 존치할 것이 있으면 존치하도록 하는게 옳다고 생각한다.

지하주차장 조성에 대한 여러 가지 예를 들어보면 선릉(사적 제199호), 종묘(사적 제125호), 경복궁(사적 제117호) 등 조선시대의 중요한 사적지에도 지하주차장은 조성돼 있다. 이러한 중요한 사적지에도 지하주차장이 조성 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전문가가 아닌 우리가 판단하여 옳고 그르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는 우리가 판단할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우리가 해야할 일들은 그러한 과정속에서 올바른 시굴이 되고 한 점의 문화재도 손실되지 않도록 지켜봐야 한다. 그것이 후손들에게 떳떳한 현재의 우리들 몫인 것이다.
현재의 지상에 남아있는 고려시대때 축성물이나 조선시대때 축성물은 한점도 없다. 다만 진주성의 외성(外城)은 보존되어 있을 것이라 추정이다. 따라서 진주성의 외성을 복원할 수 있도록 관심 가지는 것이 더 현실성 있고 진주의 역사성이 있다.

일부 단체가 진주대첩광장 조성시 지상에 각 단체들이 주장하는 건축물들을 설치하여 채움의 광장으로 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지하주차장 조성은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을 보면서 씁쓸한 마음을 금할 수가 없다. 비워 놓은곳은 채워 갈 수가 있지만 섣불리 채워놓고 나면 비울수가 없다. 따라서 광장조성까지 많은 시민들의 의견 수렴을 통하여 무엇을 채울것인가를 결정해도 늦진 않다.

진주대첩광장은 진주성의 역사성과 공간성을 담아내는 공간이어야 하고 지금까지 수백억의 보상비를 지급하고 추가로 투입되는 자금 또한  만만치 않다. 시간만 낭비하고 불필요한 에너지를 써야하는 논쟁은 더 이상 하지말고 어떻게 하는 것이 진주시민을 위하는 길이고, 어떤 방향을 제시할 것인지 머리를 맞대어야 한다.

전문가가 할 일은 전문가에 맡기고 진주대첩광장조성 계획을 수정할 일이 발생하면 즉시 논의해서 반영시킬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면 된다. 우리가 해야할 일은 후손들에게 원망의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광장조성이 조기에 추진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진주대첩광장조성위원회에 동참해 갈등을 해소하고 지혜를 모아야 한다.


◇지하주차장은 유적파괴이며 원도심재생에 역행
박용식 역사진주시민모임 실행위원

박용식

국립진주박물관의 여러 유물 가운데 볼수록 애잔한 것이 있다. 옛 진주성을 그린 병풍이다. 내성과 외성 그리고 그 성을 남강과 해자(垓子), 나불천이 진주성을 감싸고 있다. 무인항공기를 띄워서 촬영한 듯이 생생하게 그린 그림은 빼어난 진주를 그대로 보여준다. 당시에도 절경이라고 소문이 났기에 그림으로 남겼을 것이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그림 속의 건물은 전쟁과 개발의 광풍 속에서 시련을 겪어왔다. 진주성도 예전의 모습이 아니다. 해자(垓子)는 땅 속에 있고, 나불천은 덮개 공사를 하여 도로가 되었다.

역사도시 진주라지만 진주는 임진왜란, 일제의 식민 지배,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허물어지고, 불타 없어지고 말았다. 도시개발 과정에서 발굴되는 유적을 우리는 외면하고 말았다. 임시정부시기에 민족 자본으로 지었다는 금성초등학교도 보전과 개발의 논란 속에서 불타 버리고 그 자리에 백화점이 자리 잡았다. 아파트 공사 중에 객사(客舍) 터가 발견되어도 아파트를 올리고, 교육지원청 공사하다가 진주성의 해자가 발견되어도 그대로 묻어 놓은 채 공사를 진행했다.

진주성 해자였던 진영 연못을 매우는 공사를 할 때, 진주성을 허물면서 내세웠던 논리 중 하나는 아마도 경제성이었을 거 같다. 진주성을 허물면 허물어지는 만큼의 땅이 생기고, 매워지는 만큼의 땅이 또 생기기 때문이다. 금성초등학교 역시 보존하는 것보다 허물고 백화점 짓는 것이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된다고 하였다. 보전하자고 외치는 시민단체는 공사 지연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책임지라고 말했던 진주 사람은 지금도 있고 그때도 있었다.

촉석문 앞에서 진주교로 이어지는 자리는 누구나 알고 있듯이 외성(外城)의 공간이었다. 이 공간에 훼손될 위기에 있다. 진주성의 역사성에 어울리지 않다면서 장어집과 형평운동기념탑을 들어낸 ‘비움’의 자리에 지하주차장이 들어선다고 한다. 지하주차장 건설은 유적지 파괴임과 동시에 국내외 주요 도시들이 시행하고 있는 원도심 재생사업에도 역행하는 행위이다.

유럽 주요 도시의 광장은 다 아는 바와 같이 차 없는 거리에 있다.
원도심 재생의 중요한 과제 중의 하나도 차 없는 거리의 확대이다. 차 없는 거리를 걸어서, 남강 다리를 걸어서, 지하주차장을 걸어서 광장으로 오게 해야 한다. 그래야 광장도 살고 진주도 산다. 이런 점에서 지하주차장은 오히려 장애인를 비롯해서 자전거를 탄 사람도, 유모차를 끄는 사람도 손쉽게 진입할 수 있는 시설 확충이 필요하다.

도심의 지하주차장 건설은 오히려 도심의 교통흐름도 방해한다.
유럽의 도시들에는 도심 근처 주차장의 위치와 주차 가능한 숫자를 표시하는 안내판이 있다. 우리도 진주성 주변의 결혼식장과 대형 상가의 주차장, 중앙시장 주차장 그리고 많은 민영 주차장을 활용하면 된다. 그 주차장을 찾는 외지인들이 곧 도심의 경제를 활성화시킬 것이다.

진주성의 역사는 백제 사람들이 세웠다고 하는 토성에서 시작해서 현재까지 진행 중이다. 진주대첩 이듬해에는 왜군들에 의해 피의 보복을 당했다. 성 안의 사람들이 다 죽었다고 한다. 그 이후에는 폭정과 외세에 항거한 백성들이 진주성을 점령하기도 하였다. 기생과 걸인들이 독립만세를 외쳤다고 하는 만세운동도 진주성의 역사이고, 백정들의 인권운동도 진주성의 역사이다. 촉석문 앞에 형평운동기념탑을 세운 것도, 장어집 거리가 있었던 것, 지하상가를 만든 것도 진주성의 역사이다.

진주의 도심에 들어설 진주성 광장은 누가 뭐래도 진주의 역사에 길이길이 남을 중요한 사업이고 진주 도심을 살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다.

우리 지역민과 관광객들의 무한한 사랑을 받아야 하는 공간이다. 역사진주시민모임과 시민단체의 공통된 주장은 광장을 어떻게 만들지 논의를 할 수 있게 해 달라는 것이다. 우리 시민들의 뜻으로 광장을 만들게 하자는 것이다. 백년만년 이 광장을 채워갈 시민들의 뜻으로 광장을 만들자는 것이다. ‘비움’의 ‘공터’가 아니라 ‘채움’의 ‘광장’이 되게 하자는 것이다.

박용식(역사진주시민모임 실행위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우송 2017-09-15 17:29:26
멀리 내다보고 추진해야 한다.
지하주차장보다는 장애인,노약자,임산부,어린이,자전거보관,유모차 등 자동차가 아닌
시민 누구나 또는 진주를 찾는 관광객 누구나 걸어서 쉽고 안전하고 편안하게 들락날락할
수 있는 공간이 훨씬 필요하다고 본다.
도심지 상권활성화를 위한 주차장 조성은 민간주차장이나 다른 지역에 조성하는게 낫다고 본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