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붓글씨
청학동 서당의 풍월을 오래 들어왔을 테니
지리산이 붓글씨를 쓴 대도 이상할 게 없다
머리 위 하늘에 힘주어 쓴 ‘뫼 산’ 한 글자
제 이름 석 자를 쓸 날도 멀지 않아 보였다
‘뫼 산’ 맞다. 형체를 보아하니 구름을 찍어 마지막 한 획을 정확하게 긋는 찰나다. 국립공원 제1호로 방장산, 두류산, 삼신산이라 불리는 높이 1915m의 지리산에 위치한 청학동. 바로 그곳 서당에서 오랜 세월 풍월을 들은 지리산이 쓴 붓글씨라는 말씀인데, 지리산은 이토록 매 순간 역사의 숨결을 피워 올려 우리에게 푸른 신화를 선사하는 것이다.
위 디카시는 ‘2017 이병주하동국제문학제 디카시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작품이다. 18명의 수상자에게 주어지는 상금은 총 4백만 원. 공모전 시상식은 9월 30일 오후 2시 이병주문학관 강당에서 열릴 예정이며 심사위원으로는 송찬호 시인과 공광규 시인이 맡았다. 또한 다가오는 9월 30일(오전 10시)에는 ‘개천예술제 디카시백일장’이 진주남강야외무대에서 펼쳐지게 된다.
/ 천융희 《시와경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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