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쌀’
  • 김응삼
  • 승인 2017.09.24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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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삼(부국장)
황금들녘에 고개 숙인 벼가 누르게 익어가고 있다. 하지만 쌀 농사를 짖는 농민들은 한숨만 나오게 됐다. 지난해 우리의 쌀 생산량은 420만t으로 적정량 390만t을 30만t 초과했다. 햅쌀 출하된 9월 현재 쌀 값(80㎏당 13만2672원)으로 20년 전인 1996년(80㎏당 13만6700원)보다 쌌다.

▶공급과잉이 해마다 되풀이되면서 정부의 쌀 재고도 지난 3월 말 현재 229만t에 달해, 적정량(80만t)의 세 배에 근접했다. 쌀이 남아돌고 가격이 폭락해도 쌀 생산이 줄지 않고 있다. 쌀값 하락분을 정부 예산으로 메워주는 직불금 제도 때문이다. 현재 정부는 논 1ha당 100만 원을 주는 고정직불금제와 목표 쌀값에 시장가격이 미치지 못하면 차액의 85%를 보전해주는 변동직불금제를 운영하고 있다. 쌀 과잉생산→가격하락→직불금 보전→과잉생산의 악순환이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

▶과거 쌀 1되(1.6kg)의 가치는 50년대는 소고기 한근(200g), 60년대는 짜장면 3그릇, 70년대 돼지고기 1kg, 80년대는 라면 13봉지, 90년대는 햄버거 1개, 2000년대는 커피 1잔, 오늘은 자판기 커피 0.5잔 정도 밖에 안된다. 하지만 매년 국민 1인당연간 쌀 소비량은 70년 136.4kg을 정점으로 2000년 93.6kg, 지난해 62.9kg, 금년에는 60kg로 줄어들고 있다.

▶미국의 월드위치 연구소는 21세기 인류에 대한 진정한 위험은 핵전쟁이 아니라 식량 확보를 위한 국가 간의 분쟁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쌀은 수천년 동안 한국인의 주식(主食)이었다. 수천년 주식으로서 자리를 지켜온 쌀의 입지는 겨우반세기 만에 위태로워졌다. 농부들의 피땀으로 생산되는 쌀에 대한 가치를 생각해 볼 때다.

김응삼(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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