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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일시론]‘近者說 遠者來(근자열 원자래)’ 철칙 지킨 축제는 성공한다정영효(객원논설위원)
정영효  |  young@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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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9.25  03:4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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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춘추시대 초나라 섭현의 현령이었던 섭공이 정치에 관해 공자에게 물었다. 공자는 “가까이 있는 사람을 기쁘게 해, 멀리 있는 사람이 찾아오게 하는 것이다(近者說 遠者來)”고 답했다.(논어, 子路 16). 공자는 ‘근자열, 원자래(近者說 遠者來)’라는 단 여섯 글자만으로 정치의 핵심 모두를 표현했다.

축제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근자열, 원자래’ 철칙은 지역의 축제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그런데 헤아릴 수도 없을 정도로 많은 지역축제 중에 ‘근자열, 원자래’ 철칙에 따라 진행되는 축제가 과연 몇개나 될까? 아마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축제나 이벤트 하나를 기획하더라도 먼저 가까이 있는 주민들이 즐거워하고, 자긍심를 갖게 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하는데도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주민의 자발적 의사와 참여에 의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 당연함에도 불구하고 행정 주도로 만들어지다 보니, 축제에 주민들이 강제적 또는 의무적으로 동원되는 게 현 실태다. 주민은 들러리로서만 존재한다. 주민이 주인공이 아닌 높으신 나리님(?)들만을 위한 의전용 내지는 과시용으로 변질된 축제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축제 주최측이나 주관측에서는 공공연하게 ‘의전만 잘하면 축제는 90% 이상 성공한 것이다’고 말한다.

축제의 프로그램 또한 전임자가 만들어 놓은 형태를 그대로 답습하거나, 매년 비슷하다. 더 심각한 것은 지자체장 이나 상급자, 일부 지역유지들의 입맛에 맞도록 조정되고 왜곡되기까지 한다. 게다가 축제의 본질적 의미는 왜곡된 채 수많은 종류의 물건과 음식물들을 파는 장소로 변질되는 등 경제적 수입만을 추구하는 상업성 축제로 전락한 것도 많다. 이런 축제에서는 주민은 뒷전일 수 밖에 없다.

지역축제 시즌이다. 곳곳에 축제가 개최돼 전국이 온통 축제 분위기 속에 빠져 있다. 그런데 축제 개최를 반기는 지역주민은 그리 많지 않다. 참여를 꺼리고, 지겨워한다. 공무원은 이런 주민을 동원하느랴 안절부절이다. 오히려 축제가 지역주민을 피곤케 하고, 화나게 한다. 주민의 화난 마음은 멀리서 오는 손님에게 그대로 전달될 수 밖에 없다. ‘근자열’이 안되니 ‘원자래’될 리 만무하다. 혹, 멀리서 오더라도 주민이 참여하지 않는 축제를 즐길 마음이 생길리 있겠는가. 가까이 있는 주민들이 지겨워하고, 화나게 하는 축제는 멀리 있는 사람들을 오게 하지도 않지만, 멀리서 오는 사람을 화나게 할 뿐이다. ‘근자노(近者怒)’하는 곳에 ‘원자래(遠者來)’하면 ‘원자노(遠者怒)’하게 되는 것이다.

주역은 주민이 되어야 한다

축제의 주역은 지역주민과 참여자들이다. 축제의 기획과 운영과정 뿐만아니라 축제의 즐거움을 누리는 데에도 주민이 주역이 되어야 한다. ‘근자열 원자래’ 철칙을 따르지 않는 축제는 실패할 수 밖에 없다. 2500년의 세월을 넘어 지금 공자에게 지역축제에 대해 물어 본다. 그러면 공자는 “近者說(근자열)하면 遠者來(원자래)하느니랴”고 설파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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