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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일포럼] 기초학력은 보장되어야 한다
김정섭(부산대학교 교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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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9.26  18: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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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2000년에 영재교육진흥법이 제정되어 영재교육에 대한 투자가 대폭 확대되었다. 그 이후 우리나라에서 영재바람이 거세게 불었고 정부는 많은 돈을 영재교육에 쏟아 부었다. 교육개발원이 2012년도 기준으로 조사하여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영재교육에 참여한 교원 수는 2만5150명이고 영재학생 수는 11만8377명으로 교원 1인당 학생 수는 4.7명이었다. 2015년도 교육부 통계자료에 따르면, 영재교육진흥법에 의거하여 설립된 과학고등학교의 교사 1인당 학생 수는 평균 4.9명으로 일반고등학교의 교사 1인당 평균 학생 수의 절반이었다. 따라서 과학고 학생들이 일반고 학생들보다 더 좋은 교육을 받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영재교육 열풍은 ‘한 명의 우수한 인재가 10만 명을 먹여 살린다’는 이념과 ‘좋은 학벌이 장래 직업을 결정한다’는 국민들의 믿음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영재학생은 인재이고 학습부진학생은 문제아라는 인식도 작용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더 큰 문제는 영재교육진흥법과 영재교육 열풍 때문에 많은 초등학생들이 사교육에 빠져들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영재교육 열풍이 낳고 있는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비슷한 시기 동안 미국은 기초학력미달학생을 위한 법안을 두 번이나 제정하였다. 부시대통령은 아동 낙오 방지법(NCLB: No Child Left Behind)을 2002년에 제정하였고, 오바마대통령은 2015년에 모든 학생 성공법(ESSA: Every Student Succeeds Acts)에 서명하였다. NCLB는 기초학력미달 학생의 수를 줄이기 위해 채찍을 강조한 법안이었다. 교육격차를 줄이고 학교의 책무성을 강조하기 위한 방법으로 기초학력미달 학생의 수를 줄이는 방법을 택하면서 기초학력미달학생의 수가 많은 학교는 교사를 해직시키거나 학교를 폐쇄하도록 하였다. 반면, 오바마 대통령은 ‘학생들이 대학에서 또는 직업에서 잘 적응하고 성공할 수 있도록 준비시킨다.’는 목표 아래 ESSA를 제정하였다. ESSA는 학생들의 기초학력을 향상시키거나 학업성취도를 높인 교사와 학교에 더 많은 기회를 주는 당근을 강조한 법안이다. 특히 ESSA는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방법으로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컨설팅을 강조하고 있다. 이 법은 기초학력미달 학생의 수가 많은 학교들이 증거에 기초하여 계획을 수립하고 학업성취도가 낮은 학생들을 지원하는 것을 요구한다.

미국에서 모든 학생들이 기초학력을 갖추어야 한다는 법안들은 만든 이유는 학습부진 또는 기초학력미달학생들이 성인이 되어서도 ‘낙오자로 남는 것’이 아니라 ‘모두 건강한 민주시민’이 될 수 있다고 믿음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국가가 이러한 믿음을 가질 때 교육당국은 모든 학생들에게 평등한 교육기회를 부여하고 싶어 하며 그들의 학습권을 보장해 주려고 한다. 따라서 모든 학생들의 기초학력을 보장하기 위해 긍정적 방법을 찾은 미국의 ESSA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제 우리도 기초학력미달학생이 건전한 국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초학력보장법 제정에 관심을 돌릴 때가 되었다. 인구절벽의 시대에는 영재학생뿐만 아니라 기초학력미달학생도 국가발전을 이루는데 필요한 인재라고 여기고 교육해야 한다. 모든 학생이 건강한 시민으로 발달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 제정한 미국의 법(ESSA)을 벤치마킹해서라도 모든 학생들의 기초학력을 보장해주는 법을 가능한 빨리 제정해야 한다. 마침 박경미 의원이 기초학력보장법을 발의한 상태이고 조만간 국회에서 심의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소식이 들린다. 국회는 기초학력보장법을 인구절벽 사회를 지탱해줄 버팀목이라고 여기고 빨리 통과시켜주길 바란다.

 
김정섭(부산대학교 교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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