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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산 플러스 <179>적석산
최창민  |  cchangmin@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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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0.01  21: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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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하늘 하얀구름 아래, 억겁의 세월 쌓여 형성된 적석산 암릉.


적석산은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전면 일암리와 고성군 회화면 옥수골 사이에 위치한 산으로 진주 및 서부경남, 마산 및 중부경남인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바위를 차곡차곡 쌓아올린 것처럼 보인다 하여 붙인 산 이름이다. 여항산 남쪽 주봉 깃대봉에서 남으로 줄기를 뻗은 다음 동으로 방향을 틀어 걸출한 세력의 암봉을 치켜세웠다.

정상부근에는 두개의 암봉이 솟구쳐 있는데 이 봉우리 사이에 길이 50m짜리 현수교(구름다리)가 가로지른다. 다리 중간에 서면 등산객들의 교행이나 바람의 영향으로 많이 흔들려 아찔한 경험을 할 수 있다. 또 맞은편 말바위, 국수봉 등 이 지역의 경관이 너무 좋아 발걸음을 떼기가 쉽지 않다.

가을에 경치가 더욱 좋은데 이는 암릉 틈새 뿌리를 내리고 사는 키 작은 관목류들이 가을철 수분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해 단풍이 더 곱고 더 일찍 들기 때문이다. 적석산 정상을 기준으로 서쪽 바로 아래에는 한사람이 겨우 지날 수 있는 바위틈바구니와 앙증맞은 통천석문이 하나 있어 줄지어 차례대로 지나가면 잔재미를 느낄 수 있다.

정상을 제외한 대부분의 산릉은 부드러워 트레킹을 하듯 즐거운 산행을 할 수 있다. 정상에 접근하는 등산로가 매력넘치는 오솔길이어서 시종일관 감탄사가 터진다. 등산코스는 다양해 체력과 컨디션에 맞춰 정할 수 있다.

추석 명절을 전후해서 추억과 정취가 서린, 마음 속의 아련한 고향 산천을 한번 찾아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창원 마산합포구 진전면 일암리 성구사 옆 하마비(下馬碑)→산불감시초소→358봉 전망대→옥수골 갈림길→국수봉→적석산→현수교→통천문→갈림길→미나리음식점→임도→일암저수지. 도보로 성구사 회귀.


오전 9시 16분, 창원 마산 합포구 진전면 일암마을과 내평마을 사이 진입로에서 멀리 하늘 위 적석산의 오밀조밀한 산세를 조망할 수 있다.

국수봉부터 적석산 정상, 2봉, 칼봉, 작은적석산 등 크고 작은 암봉 서너개가 연이어져 정상부를 구성하는데 그 사이에 구름다리가 걸쳐 있다.

성구사(誠久祠) 옆길이 등산로 초입이다. 말을 타고 이곳을 지나는 사람은 누구든지 내릴 것을 종용하는 하마비가 눈에 띈다. 옛날 장군 고관 성현들의 출생지나 무덤 앞에 세운 것인데 예나 존경심을 갖추라는 뜻이다. 이곳 성구사에 고려 말 충신 변빈 선생과 임진왜란 때의 의병장 변연수 장군, 그의 아들 변입의 충절을 기리는 변씨 3현이 모셔져 있다. 변빈은 고려 공민왕조 문하평리 정2품으로 나라가 망한 후 조선이 개국하자 성만용, 정몽주, 이색 등 충신들과 함께 망국의 한으로 황경도 개풍군 광덕산 서쪽골 두문동(杜門洞)에 들어가 고려에 대한 ‘불사이군’ 절의를 지켰다.

변연수 장군은 조선 중엽 무과 급제한 인물로 임진왜란이 발발하자 아들 변입과 함께 의병을 모은 뒤 연해에 출몰하는 왜적을 격퇴하고 이순신 장군 휘하에 합류했다. 당포와 옥포해전에서 혁혁한 전공을 세웠으나 정유재란 때 순국했다. 아들 변입도 부명에 따라 끝까지 분전하다 산화했다. 변 장군에게 증 병조판서, 아들 변입에게 증 좌승지의 첩지를 내리고 고향에 정려를 내려 후세 귀감으로 삼게 했다.

성구사는 후손들과 전국 유림에 의해 1914년 인근 서제골에서 이축했다. 2002년 12월 경남도기념물 제245호로 지정됐다.

오전 9시 34분, 석물은 남긴 채 봉분을 들어내 흉물이 돼버린 무덤이 한기 나온다. 무슨 사연이 있는지 몰라도 오가는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이른 아침 풀잎에 내려앉은 이슬이 정강이를 적시고 밤새 쳐놓은 거미줄은 얼굴에 달라붙는다. 고라니 너구리 한 마리 지나지 않은 아침 길을 걷는다.

된비알 끝에 빛바랜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능선에 올라선다. 맞은편 온천단지와 마을, 바둑판처럼 정리된 들녘과 인성산줄기가 인상적이다. 능선은 방향을 오른쪽으로 크게 틀어 또 다른 큰 줄기로 이어진 뒤 고도를 높인다.

초소에서 20분 만에 372m를 가리키는 오봉산에 닿는다. 서울 소재 청산수산악회가 오봉산 팻말을 붙여놓지 않았더라면 알 수 없는 봉우리 이름이다. 왜 서울사람들이 이곳까지 내려와 이 봉우리의 이름을 달아놓았는지 알 수 없다.

왼쪽 옥수골로 내려가는 갈림길을 비롯해 오봉산에서 시작되는 등산로가 정감이 넘친다.

‘들을 지나 숲을 지나 고개 넘어가는 길/ 들꽃들만 도란도란 새들만 재잘재잘/ 누가 누가 오고갈까 어떤 이야기 있나/ 뭉게구름 흘러가고 바람만 지나가는/ 꼬불꼬불 오솔길 마냥 걸어갑니다/ 꽃들과 얘기 나누며 새들과 함께 노래 부르며/ 꼬불꼬불 오솔길 마냥 걸어갑니다/ 구름과 바람 벗 삼아 휘파람 불며 불며’-김원겸의 오솔길 중-

 

   
 


오전 11시 10분, 국수봉(474m)에 닿는다. 10여명이 앉을 수 있는 너럭바위, 주변에는 노송들이 호위하는 아늑한 공간이다.

300m앞에는 육중한 적석산 암봉이 우뚝하다. 진달래 철쭉 잡목 키 작은 나무들이 암봉 절반의 면적을 차지해 삭막하지 않다. 산 너머 먼 곳에는 가을철 알곡이 익어가는 풍요로운 들녘이 펼쳐져 있고 주변에 환형으로 형성된 5∼6개의 자연마을이 보인다.

왼쪽 산 어귀 가장 큰 동네 구만면을 중심으로 해서 시계방향으로 용와리, 당산리, 저연리, 화림리, 주평리일대 마을이 발달해 있다. 큰 강이 없음에도 큰 농사를 지을 수 있는 것은 발달한 수리시설 덕이라 할 것이다.

 

   
 


국수봉에서 휴식 후 걸음을 재촉한다. 고도를 떨어뜨리면 갈림길, 오른쪽이 일암저수지에서 곧바로 올라오는 가파른 직등 코스이다.

다시 시작되는 오름길은 바위투성이다. 억겁의 오랜 시간, 켜켜히 쌓여 형성된 거대한 암봉, 적석산이라는 이름을 있게 한 지형이다. 로프에 의지하거나 스틱이 필요할 정도로 가파르다.

오후 1시 20분, 정상에 선다. 배구코트만한 크기의 암반이 비스듬하게 위치해 있다. 남으로 고성 구절산, 거류산, 벽방산, 고성 당항포, 서북쪽에 여항산, 서북산, 광려산, 대산 등 낙남정맥의 산줄기가 크게 돌아간다. 동으로는 창원시와 진동면 앞바다가 파노라마사진처럼 펼쳐진다.


 

   
구름다리

정상 바로 아래 아기자기한 바위틈을 비집고 지나 한두 모롱이를 돌아가면 전망대가 나오고 구름다리이다.

기암 사이 구름다리는 주변경관과 어우러져 아름답다. 이 산의 트레이드마크가 돼 반드시 기념사진이나 단체사진촬영을 해야 하는 곳이다.
   
 적석산 통천문.

아기자기한 암릉 길은 구름다리를 지나서도 이어진다. 한사람이 겨우 빠져나갈 수 있는 통천문이 나오는데 지리산 통천문에 비하면 규모가 작지만 앙증맞다. 허리를 굽혀서 석문을 지나면 멋진 바위와 소나무들이 정원처럼 형성된 작은 광장이 나온다. 큰 산에 비할 바 아니지만 그못지않은 아름다움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오후 1시 53분, 오른쪽 일암저수지와 좌측 구만면으로 가는 갈림길이 나온다. 2시 22분, 임도를 만나서 걷다가 산모롱이 오솔길을 따르면 일암저수지가 나온다. 성구사까지는 20여분이 더 소요된다.

최창민기자 cchangmin@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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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석산의 아름다운 실루엣. 준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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