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칼럼] 성 프레임에 갇힌 대학생, 누가 구해주리
성유진(경남대학보사 편집국장)
[대학생칼럼] 성 프레임에 갇힌 대학생, 누가 구해주리
성유진(경남대학보사 편집국장)
  • 경남일보
  • 승인 2017.10.11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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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울면 안 돼! 뚝 그쳐야 진짜 사나이지!” 한 엄마가 남자아이를 윽박지르고 있었다. 그 엄마는 일종의 위로처럼 아이를 달래기 위한 말이었지만 아이는 ‘남자’이기 때문에 억지로 눈물 수도꼭지를 잠갔다.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다. 저 말을 들어본 독자도, 직접 저 말을 내뱉어 본 독자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자란 아이들이 대학생이 되고 회사원이 되었다.

색깔과 말투, 심지어 능력까지 성별로 제한된다. 20대 남자 A씨는 1종 수동 운전 면허 시험을 세 번이나 떨어졌다. 그는 좌절하지 않고 1종을 고집한다. 2종 자동으로 바꿔보지 않겠냐는 강사의 권유에도 꿋꿋하다. ‘친구들이 놀린다’는 이유 때문이다. “제 친구들은 전부 1종이에요. 저는 사실 1종이 버거워요. 2종에 비해 조작 기능도 어렵고 기준도 깐깐해요. 하지만 어쩔 수 없어요.” 그는 쓰게 웃었다.

또한 대다수의 남자들은 우는 법을 잊었다. 마지막으로 울어본 적이 언제지…. 기억을 더듬어 살펴봐도 쉽게 생각나지 않는다. 아무리 슬픈 영화를 보고 슬픈 일이 생겨도 덤덤하다. 그들은 감정을 잊어버리게 되었다. 꾹꾹 참고 눌러온 끝에 슬픈 감정을 느낄 수 없는 로봇이 되었다.

여자 또한 많은 시련을 겪는다. ‘조신’을 강요하며 옷차림, 화장에 대한 지적을 받는다. 짧은 옷차림과 화장을 하지 않는 것은 여자로서 예의에 어긋난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자는 쉽게 맘을 주면 안 돼’라는 인기 차트의 노래처럼 도도해져야하며 쉬운 여자로 보이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또한 특정 전공은 ‘시집 잘 가겠네’, ‘남편 잘 만나겠다’ 등 학업에 대한 열정을 시집으로 덮어버리기도 한다. 21세기를 살고 있는 우리는 무엇을 기준에 맞춰 살아가는 걸까.

오늘날은 너무나 다양해졌다. 남자 여자, 단지 성별로 선 긋기엔 다양한 직업과 다양한 취향, 다양한 성향이 생겼다. 하지만 스스로를 성별의 한계에 가둬 남자, 여자이기 때문에 못하는 일로 치부해버린다. 본인의 한계를 정해 인정한 것이다. 자신의 폭을 억지로 좁혀 전전긍긍하기에는 우리들이 가지고 있는 가능성을 보여줄 순 없다. 여자, 남자라서 못하는 일이 아니라 ‘사람이기에’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

 
성유진(경남대학보사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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