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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손님 맞이하기
고영회(성창특허법률사무소 대표·변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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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0.12  15:5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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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회
온 나라가 한 울타리 안에 사는 시대다. 서울에 사는 나는 이번 진주유등축제와 개천예술제에도 적잖은 외국인이 다녀갔다는 소식을 경남일보를 통해 접했다. 그런데 외국인들을 어떻게 맞이해 대접했을까 궁금하다.

변리사에게는 국제 행사가 많다. 전 세계 변리사들이 주기적으로 서로 만나 그동안 달라진 제도를 논의한다. 자연스럽게 각 나라 변리사끼리 활발하게 교류하는 자리가 국제 행사장이다.

대개 호텔에서 회의하고 발표회를 열고, 밥을 먹는다. 호텔 음식은 판에 박은 듯이 개성이 별로 없다. 외국에서 온 변리사도 호텔 음식을 먹어서는 한국을 떠올릴 인상을 새기기도 어려울 것 같다.

3년 전 독일변리사회 회장단이 왔을 때, 우리가 보통 하는 대로, 있는 그대로 보여주자고 의견을 모았다. 그들도 우리나라에 왔을 때는 우리가 일상을 어떻게 사는 모습이 궁금할 것이고 같이 보고 즐기고 싶을 것으로 생각했다. 저녁을 삼겹살 구이로 정하고 30여 명이 들어갈 수 있는 아늑한 집으로 잡았다.

벽에는 ‘독일변리사회를 환영 합니다’라는 한글과 영어 걸개도 걸었다. 삼겹살을 굽고 술도 우리가 보통 마시는 이른바 ‘소맥’으로 준비했다.

30개 잔을 한 줄로 세워놓고 그 위에 소주잔을 걸쳐 놓는 ‘줄줄이 퐁당’식으로 했다. 첫 잔을 손으로 가볍게 치는 순간 맥주잔 속으로 소주잔이 줄줄이 퐁당 들어가자 환호가 나왔다. 잔 가라앉히기 제조법을 선보였을 때는 황홀경에 빠진 듯했다. 끝나고 “참 좋았다. 이렇게 따뜻하게 맞아주어 정말 고맙다. 진정 뭉클했다”를 연발했다. 우리에게 평범한 것이 그들에게는 비범한 것이었다. 그렇다. 우리다운 것을 보여주는 게 제일 좋은 대접이다.

그 뒤 국제회의 뒤 만찬 건배 자리에서는 틀에 박힌 “건배, 위하여” 대신에 우리 가락을 넣어서 썼다. 내가 “얼씨구”를 외치면 나머지는 “절씨구”로 받고 “지화자”하면 다같이 “좋다!”를 외친다. 지화자 대신에 상대방 이름을 넣어도 좋고 진주에서는 “진주시나 진주사람”을 넣으면 좋겠다. 다 같이 “좋다!”를 외치는 순간에 몸이 더워지고 자리가 한껏 흥겨워지는 것을 느낀다. 예술도시 진주에 어울리는 건배구호라는 생각이 든다. 가장 우리다운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 가장 진주다운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 될 것이다.

고영회(성창특허법률사무소 대표·변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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