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단상] 성공의 과정도 가을 열매처럼
[월요단상] 성공의 과정도 가을 열매처럼
  • 경남일보
  • 승인 2017.10.15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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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 이석기의 월요단상>
이 세상 인간의 생명이든 초목의 생명이든 끊어지지 않고 이어나갈 수 있는 건 참고 견딜 수 있는 강한 의지가 있기 때문은 아닐까? 따스한 봄볕에서 돋아난 연두색 잎새도 때가되면 꽃피우고 열매 맺기 위해 여름대낮 불볕더위를 참아내야 하고, 먹장구름 천둥번개 속에 내려 때리는 장대 빗발의 아픔도 견뎌낸 다음, 가을 초목에 굵직한 열매 무겁게 달고 있는 모습은 우리 인생의 가을나무와 무엇이 다르리까.

봄날 피어난 꽃에서 금방 열매 맺을 수 없듯이, 그 아무리 서두른다 해도 젊음에서 곧바로 마흔과 예순으로 건너뛸 수 있겠는가. 이렇듯 자연과 사람의 생애를 통해 지켜야 할 규범이 무엇이 다르리오. 젊을 때 애쓴 보람도 없이 가을열매 같은 성공의 열매를 어찌 차지할 수 있으랴. 가을햇볕 받아 붉으래 익은 과일을 얻기 이전엔 분명 봄여름이라는 계절을 참고 배겨내야 하듯이, 인생이라는 것도 젊을 때부터 참고 견디며 땀 흘려 애를 쓴 이들만이 분명 성공의 열매를 차지 할 수 있으리라.

자연의 섭리에서 봄철에 누렇게 익어 가는 열매를 보았는가? 분명 작은 성취일지라도 온갖 고난 속에서도 거쳐야 할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기 마련이거늘. 어리고 젊은 나이에 성급히 뜻을 이루고 유명해지고 또 재물로서 부자가 되려는 이들의 열매는 금방 병들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진실로 뜻을 이루기 위해선 봄과 여름을 견디고 참아 낸 탐스럽게 익은 가을 열매만이 좋은 결실이기도 하다. 만약 꽃이 지자마자 맺힌 열매가 굵기도 전에 떨어져 버린다면 어찌 정상적인 성공이라 할 수 있겠는가.

어린 나이의 성공은 많은 재산을 물려받았거나 아니면 뜻하지 않게 일어난 일시적인 현상일 수밖에 없다. 과연 오랜 세월을 두고 불행한 환경을 이겨내면서 변하지 않는 그윽한 향기를 풍길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오직 봄, 여름이라는 계절을 참고 배겨낸 가을 열매만이 좋은 씨앗이 될 것이다. 아니 서리 맞고 찬바람에 떨며 제대로 익은 열매만이, 겨울을 거쳐 이듬해 씨앗다운 씨앗을 더욱 신뢰할 수 있는 것처럼, 실패를 거듭하면서도 역경을 극복한 열매만이 아름다운 성공이라고 볼 수 있다.

무릇 설익은 열매가 굵기도 전에 떨어질 수 있듯이,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 힘든 성공을 보노라면 왠지 불안할 수밖에 없다. 오직 봄 석 달과 여름 석 달을 거치고 나서야 가을볕에 서릿발에 모양새를 다듬고 제 맛을 들이며 익어 가는 가을 열매가 바로 성취이며 성공이 아닌가. 이제는 성급하지 말자. 땀 흘려 노력하며 기다린다면, 성공은 가을 열매처럼 인생의 열매도 풍성하게 얻어질 것이다.

<수필가 이석기의 월요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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