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쉬(성은주)
쉬쉬(성은주)
  • 경남일보
  • 승인 2017.10.15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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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서 모른 척 지나쳐 본 일이 있다



이웃집 언니가 가게에서 초콜릿을 훔치다가 나와 눈이 마주쳤다

물방울처럼 생긴 눈을 계속 감았다 뜨는데



곧 비가 내릴 것만 같았다



밤이 되면 사람들은 각자의 방에서 장미처럼 환해지다가

하나씩 전원을 내리고 어두워졌다



뾰족한 빗방울이 무서워 두꺼운 이불 속에 숨었다

이웃집 언니는 욕실 타일을 뜯어내 입 속에 하나씩 넣어주었다



깜깜한 바닥을 더듬었지만 균열이 생겼다



누운 자리가 노랗게 번지며

내 말이 축축하게 젖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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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정범이 되는 것일까. 법리와 인간관계에서의 고민. 또 관례와 법치 사이에서 오는 난해함. 남의 치부를 알게 되고 감당해야 하는 일들로 간혹 힘들어 할 때가 있다. 결국 세상의 잣대를 현미경으로 볼 수도 없고 그렇다고 망원경을 동원할 일도 아니기 때문이다. 덮은 이불 밑에서 어둠도 지금 자책으로 균열되고 있다. 쉬 쉬, 참 명쾌한 답이다.(주강홍 진주예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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