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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일시론] 지방출신 국회의원들에게 고함
정영효(객원논설위원)
정영효  |  young@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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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0.16  16: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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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열렸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이 자리에서 법사위 위원들은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법 개정안에 단서를 달면서 지역간 갈등과 분란의 불씨를 만든 것은 물론 지방민을 실망케 하는 의결을 했다. 국토부가 상정한 ‘공공기관 지방이전에 따른 혁신도시 건설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을 수정 의결한 일이다. 원래 원안은 혁신도시 등 지방으로 이전한 공공기관이 인력 채용시 해당지역의 대학·전문대·고교 졸업생 30%를 의무적으로 뽑는 ‘지역인재 채용 목표제’ 시행을 골자로 했다. 통과되면 시행령을 개정해 내년에 지역인재 채용 비율을 18%까지 올리고, 단계적으로 더 올려 2022년까지 30%를 달성하게 할 방침이었다.

그런데 위원들은 의무채용 목표를 대통령령으로 위임하면서 ‘지역의 채용규모와 대학 졸업생 수 등을 감안해 결정한다’는 단서를 내걸은 수정안을 의결했다. 이유인즉, 지역별 사정이 천차만별인데 일률적으로 채용목표를 정하면 지역간 형평성에 맞지 않고, 지방대를 나왔다는 이유로 우대를 받는 것은 수도권 대학생에 대한 역차별이란다. 이는 사실상 ‘채용목표제’ 시행을 하지말자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현실적으로 단서에 맞게 모두를 충족시킬 수 있는 기준안을 찾는 것도 어렵지만, 지역간에 채용 규모가 다르면 이를 인정하는 것이 더 어렵기 때문이다. 지역인재 채용 규모가 시·도별로 다를 경우 상대적으로 적게 뽑는 지역에서는 불만과 반발, 박탈감, 분노감 등 그 후폭풍이 거세게 불 것이 뻔하다. 지역간에 갈등·대립 양상이 벌어질 것도 우려된다. 전국이 후폭풍의 혼란 속으로 빠질 가능성도 있다. 법사위의 이번 의결이 이같은 불씨를 남겨 놓은 것이다. 게다가 감당할 수 없는 혼란이 예견되면 ‘채용목표제’는 차일피일 미뤄지다가 끝내 폐기될 가능성이 높다.

지금 지방은 사람(인재)도 없고, 돈(재원)도 없고, 힘(권한)도 없고, 미래 마저도 없다. 지방대학생이 받고 있는 차별은 갈수록 더 심해지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지역간 형평성, 수도권 대학생에 대한 역차별 운운하며 지방 회생의 기회를 무산시킨 법사위원들을 이해할 수 없다. 그것도 위원 17명 중에 지방을 지역구로 둔 위원이 10명에 이르는 등 절대 다수가 지방출신 위원들이 차지하고 있는 법사위에서 꼼수(?)를 부렸다는 사실이 더 충격적이다.

‘채용목표제’를 통해 지역대학이 살아나고, 지방경쟁력이 강화돼 고사 상태인 지방이 다소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다. 그런데 법사위는 지역간에 현실적으로 합의 도출이 거의 불가능한 단서를 집어 넣음으로써 지방민을 실망케 했다. 형평성을 빌미로 현실적으로 실현이 어려운 단서를 넣어 고사 상태에 있는 지방을 그대로 두어야 하는 것이 진정한 형평성인지 묻고 싶다. 또 지방대학생들이 계속 차별받는 불이익은 그대로 두면서, 상대적으로 혜택을 받는 수도권 대학생에게 조금이라도 불이익이 가면 역차별이라고 생각하는 법사위원들이 정말 대한민국의 국회의원인지 의심이 든다. 단서 실현을 위해서는 많은 진통과 갈등을 겪어야 하고, 많은 시간이 걸린다. 어찌보면 불가능할 수 있다. 지방출신 국회의원들에게 고한다. 국회 법사위가 저지른 꼼수(?)를 지방출신 국회의원들이 바로 잡아 주길 바란다.
 
정영효(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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