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에 넣을 수 있는 작은 수진본 등 국보급 자료에 '술렁'
해인사 원당암 목조아미타불좌상에서 국보급으로 평가되는 고려 후기에 찍은 불경 29책이 나왔다.
대한불교조계종은 원당암 목조아미타불좌상의 내부를 조사해 고려 우왕 1년(1375)에 인출(印出)한 서적 ‘성불수구대다라니’와 고려 후기에 고려대장경으로 찍은 ‘대방광불화엄경’ 28책 등 29책을 찾아냈다고 16일 밝혔다.
소매에 넣고 다닐 수 있을 정도로 작은 책인 수진본, 성불수구대다라니는 전세계 유일본이다. 불교 경전 내용을 소재로 한 그림 변상도가 특이하고 간행 기록이 분명해 매우 높은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이와 함께 1694년 해인사 승려 숭열(崇悅), 종안(宗眼)이 불상을 중수했다는 발원문도 발견됐다.
조계종측은 성불수구대다라니는 단독으로 국가지정문화재에 지정될 수 있는 귀중한 서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화엄경 역시 고려시대에 인출했다는 점에 큰 의미를 둔다.
조계종측에 따르면 화엄경은 목조아미타불 복장(腹藏) 안에 가득 차 있었다. 이 불상은 1983년 불상에 금칠을 하는 개금불사(改金佛事)를 하면서 일부개봉한적 있으나 전적을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결과 지장보살입상에서는 금속장식이 있는 족자형 사경(寫經·손으로 베껴 쓴 경전)이 발견됐다. 이는 일본에 있는 고려 사경인 ‘불설대길상다라니경’ 이후 처음 나온 사례다. 관음보살입상에서는 종이 뭉치와 경전 사이에 병풍처럼 접었다 펼 수 있는 책인 절첩본(折帖本)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목조아미타불 좌상을 제외한 좌우 보살입상은 과학적 분석만에만 그치고 신성성을 지키기위해 그대로 두기로 했다고 조계종측은 설명했다.
이번에 조사에서 불상들의 조성 시기는 1490∼1500년일 것으로 추정됐다. 조계종은 문화재청에 삼존불과 전적의 국가지정문화재 지정을 신청했다.
김상홍기자·일부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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