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을 수단으로 삼아선안된다
김철수(시인)
생명을 수단으로 삼아선안된다
김철수(시인)
  • 경남일보
  • 승인 2017.10.17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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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수

어떤 목적을 위해 사람을 무참하게 살해하는 것은 돌이킬 수 없는 악이며 그 결과는 참으로 두렵고 참담하기 그지없다. 사람의 손으로 같은 사람을 살육한다는 것은 생각조차 할 수 없는 끔찍한 일이다. 살려고 태어난 생명을 누가 무슨 권리로 꺾는단 말인가. 어느 누구에게도 그럴만한 자격이 없다. 그것에는 어떤 이유나 변명이 있어서도 안 된다. 그리고 무엇으로도 정당화 될 수 없는 행위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들이 살아가고 있는 세상에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잔인하고 극악무도한 여러 범죄들이 발생하고 있는 것을 매스컴으로 확인하게 된다. 어쩌다 이렇게까지 인간성이 무너진 것일까? 사회가 복잡해지고 다변화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병리적인 현상이 나타난다 해도 이건 정말 도를 넘는 참상이 아닐 수 없다.

생각해보니 어제 오늘일이 아닌 것 같다. 인간의 욕심이 극에 달하면 괴물로 변할 수 있다는 사실은 지나온 사건들이 증명하고 있다. 수많은 학생들과 시민들이 총부리 앞에서 사늘한 시신이 돼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야 했던 광주민주화운동의 비참한 잔상들은 아직도 유가족들의 가슴에 지워지지는 않는 피멍으로 남아 있다. 무엇을 그렇게 갖고 싶었던 것일까. 또, 무엇 때문에 그렇게 국민을 무참하게 죽여야 했던 것일까? 대한민국을 사수하고 지켜야하는 임무를 맡고 있는 군인들까지 동원해 적이 아닌 자신들이 보호해야 되는 국민들을 향해 총부리를 겨누고 사정없이 목숨을 뺏어야 했던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도대체 그와 같은 미친 짓을 명령이라고 내렸던 자가 누구인지를 지금도 물어보고 싶다.

어김없이 돌아오는 계절도 기다려지는데 때가 되면 돌아와야 할 사람을 잃어버린 채 살아가는 이들이 우리 주변에는 참으로 많다. 집을 나서면서 밝은 얼굴로 학교 다녀오겠다며 인사하던 고등학생 아들이 오늘도 해가 질 무렵이면 행여 돌아올까 하여 기다려진다는 어머니의 한마디가 지금도 가슴을 아프게 한다.

그 날의 장본인은 부끄러운 마음으로 자신을 돌아보고 본인이 저질렀던 범행이 얼마나 잔혹하고 사악한 죄악인지를 뉘우칠 줄 알아야 하고 참회하는 심정으로 지난 과오를 밝히며 역사와 유족 앞에 결자해지(結者解之)하는 마음으로 사죄하는 삶을 살아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사람으로서의 근본을 모르는 괴물에 불과하다. 어떤 이유에서든 고귀한 생명이 목적을 위한 수단이 될 수 없고 돼서도 안 된다. 그렇게 쟁취한 힘과 권력은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된다는 것을 그들은 뼈에 새겨야 할 것이다.

 

김철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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