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
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
  • 경남일보
  • 승인 2017.10.17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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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과 견고성의 대명사 볼보자동차
 
볼보 자동차

 

볼보의 출범은 다른 유럽 자동차 메이커들에 비해서는 늦은 1915년 철강 업체인 SKF사의 자회사로 설립되어, 자동차 조립 사업은 1926년에서야 시작했다. 1920년대 스웨덴은 자동차 부품회사들이 많아 누구든지 자동차를 조립해서 제작할 수가 있었으나, 포장도로가 적고, 추운 날씨 탓에 도로가 자주 얼어 자동차를 몰기에는 아주 좋지 않은 환경이었다. 이에 경제학자인 가브리엘슨과 SKF의 엔지니어 구스타프 라르슨은 좀 더 튼튼한 자동차를 구상하게 된다. 창업자인 가브리엘슨과 라르슨이 식당에서 사업 구상을 하며 가재 요리를 먹다가 그걸 떨어뜨렸는데, 떨어져도 깨지거나 부러지지 않던 가재를 보고 “떨어져도 멀쩡한 가재처럼 튼튼한 차를 만들어 보자”고 캐치프레이즈를 잡았다. 스웨덴의 춥고 험난한 기후와 지형에 버틸 수 있도록 튼튼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신념의 바탕이 된 것이다.

1926년에 선박부품들을 모아서 시제차를 만들게 되고 이를 SKF사에 보여 창업 자금을 지원받아 1927년에 스웨덴 남서부 예테보리 근처에 스웨덴 최초의 현대식 자동차 공장을 설립하게 된다. 1935년에는 SKF사에서 독립하게 되고 변속기, 항공기, 건설장비업체 등을 인수해 회사를 확장하면서 종합수송기계제작회사로 기반을 구축했다. 이후 1974년에는 칼마르 공장에서 세계 최초로 주류 자동차 공정인 컨베이어 벨트 방식을 과감히 몰아내고 자동차 조립에 숙달된 장인 8~12명이 일괄 조립하는 방식을 차용하여 ‘공장 인간화’를 선언한 데 이어 1979년에는 승용차 부문을 독립시켰다. 볼보는 전략적으로 제품의 품질과 신뢰성 및 안전성에 중점을 두고 고가의 가격을 지불할 수 있는 고객 그룹을 타깃으로 삼아왔다.

1970년대의 세계적인 불황 속에서도 대형·고급차를 소량·전문으로 생산하여 안정적인 성장을 계속하던 볼보도 유럽의 다른 메이커들과 마찬가지로 낮은 생산성과 높은 원가로 어려움을 겪게 되자 경영다각화 전략을 추구하였다. 이와 함께 자동차 부문의 비중을 40%로 축소시켰다. 그러나 비자동차 사업부문의 수익이 계속 악화되는 등 볼보의 경영다각화 전략은 완전히 실패로 끝나게 된다. 볼보는 기업의 경영전략을 180도로 전환하여 소수정예 기업군을 목표로 비자동차부문의 기업매각을 시도했다. 또한 자동차 부문에서는 외국과 기술제휴 및 협력관계를 강화하는 등 경쟁력 확보에 매진 해왔다.

오랫동안 스웨덴 국민의 자부심을 대표하는 기업이었지만, 1980-1990년대부터 포드와 협력관계를 맺어오다가 1999년에 결국 포드에 인수되었다. 포드는 기존 볼보의 후륜구동 차량을 자사와 공유하는 전륜구동섀시로 바꾸었고, 스타일링 역시 이전의 각진 스타일에서 물 흐르듯 매끈한 스타일로 바꾸면서도 안전도는 튼튼하게 유지하는 등 비약적 발전을 이뤘다. 하지만 포드 역시 2008년 들어 금융위기로 어려움을 겪었다. 2000년대 들어와서 일본과 대한민국 자동차 메이커의 약진 속에서 모기업 포드의 상황이 계속 악화되었고 볼보 또한 판매량이 크게 하락하여 지속적인 적자를 보였다. 이에 포드는 2000년대 중반부터 계열사를 정리했고 볼보도 그 대상이 됐다. 2010년 중국 항저우에 본사가 있는 자동차 회사 지리(Geely·吉利)에 18억불에 인수되었다.

포드는 볼보 기술유출 우려 등 지식재산권에 대한 입장 차이로 처음에는 매각에 부정적이었으나 논의 끝에 볼보가 갖고 있는 기술에 대한 기존의 소유권은 포드가 유지하고 지리는 기술 사용권을 얻는 것으로 타협을 보게 되었다. 결론적으로 기존 볼보의 기술에 대한 지식재산권은 포드가 유지하게 되고 앞으로도 볼보는 엔진 등 주요 부품을 포드에게서 제공받게 되지만, 지리는 기존의 볼보가 가지고 있는 브랜드·관리체제·공정기술·안정성 등의 우위적 요소를 구현하며 기존의 볼보 생산·R&D 설비·노조 협의·판매 구축 망을 유지해나가고 있다. 2019년부터는 내연기관 자동차는 만들지 않고 전기자동차와 하이브리드 자동차만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경상대학교 경영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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