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강(霜降)즈음
변옥윤(객원논설위원)
상강(霜降)즈음
변옥윤(객원논설위원)
  • 경남일보
  • 승인 2017.10.23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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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기는 서리가 내린다는 상강(霜降)을 지나 입동(立冬)으로 내닫고 있다. 초록은 잎이 지고 국화향기 퍼지며 겨울잠을 자는 벌레들은 땅속을 파고드는 시점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문득 세상이 하얗게 내린 서리로 새로워 보이기도 한다.

▶갈무리가 끝난 들판은 황량해지고 무성했던 나뭇잎들은 고운 색으로 단장해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하더니 이내 낙엽이 되어 땅에 뒹군다. 풍년농사에 감사하며 국화주 한잔 곁들이며 모처럼 여유를 찾는다. 옛 선조들도 이 계절에는 여행을 즐기며 오랫동안 적조했던 벗과 친지를 찾아 회포를 풀기도 했다.

▶만추로 접어드는 것이다. 누구나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며 상념에 젖는다. 지는 낙엽을 보며 지난날들을 회상하고 남은 날들을 설계한다. 한여름 왕성했던 열기는 안으로 잦아들고 다가오는 추위에 대비해 에너지를 비축하는 계절이다.

▶가을은 말이 살찌듯 우리의 내면도 살찌는 계절이다. 길어지는 밤의 길이만큼 생각도 길어진다. 책을 읽으며 지성을 보충하고 감성에 젖어들기도 한다. 그래서 이 계절을 독서의 계절이라고 한다. 올해도 가을에 읽을 만한 필독서가 추천돼 관심을 끌고 있다. 여유로울 때 여유를 독서로 내면을 살찌우는 것도 지혜라 할 수 있다. 지성과 풍부한 감성은 언제나 보배롭다.
 
변옥윤(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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