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칼럼] 김조원 KAI 사장 내정자 어깨가 무겁다
[현장칼럼] 김조원 KAI 사장 내정자 어깨가 무겁다
  • 문병기
  • 승인 2017.10.18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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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병기기자(사천취재부장)
문병기기자
한국항공우주산업(KAI)신임 사장에 김조원 전 감사원 사무총장이 내정됐다. 검찰이 방산비리혐의로 수사에 착수한 지 3개월 만이다. 하성용 전 사장이 사임한 뒤 수장이 없는 KAI호는 흔들렸고, 핵심 간부들까지 사건에 휘말리면서 갈 곳을 잃고 말았다.

검찰이 방산비리와 적폐청산이란 서슬 퍼런 칼자루를 휘두르는 사이 KAI는 캄캄한 터널속에 갇혀 있었다. 잘나가던 항공기 수출도 제동이 걸렸다. 사활을 걸고 추진해온 미래 핵심사업들도 추진력을 잃고 좌초위기에 빠졌다. KAI가 흔들리자 항공산업 전체에 위기감이 몰려왔다.

사천을 비롯한 경남서부지역 경제도 빨간불이 켜졌다. 협력업체들은 자금난을 겪었고 가게들은 손님의 발길이 끊겨 아우성을 쳤다. 급기야 사천시의회와 지역사회단체 등이 KAI 살리기에 나섰다.

‘궁하면 통한다’고 했던가, 늦었지만 다행스럽게도 신임 사장이 내정됐다. 이는 조속한 경영정상화로 이어질 것이고, KAI와 지역사회는 우려했던 최악의 사태는 피할 수 있게 됐다.

김 내정자는 진주 출신으로 감사원에서만 25년을 재직한 인물이다. 2005년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역임했으며 문재인 정권과도 상당한 친분을 유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현 정권이 그의 능력을 인정했기에 그 만큼 기대치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이제부터다. 김 내정자에겐 감당하기 힘든 무게의 짐들이 그를 짓누를 것이다.

우선 혁신과 개혁을 통해 조직을 정비하고, 경영 전반에 대한 대대적인 쇄신으로 경영정상화를 앞당겨야 한다. 파벌과 측근들이 좌지우지해온 조직의 병폐도 과감히 끊어내고 ‘사즉생’의 각오로 임해야 한다.

일부 경영진의 비리로 인해 추락한 명예와 신뢰도 조속히 회복할 필요가 있다. KAI가 어떤 회사인가. 불모지나 다름없던 우리나라 항공산업의 개척자가 아닌가. 최초의 국산 훈련기 KT-1과 다목적 헬기인 수리온을 생산했다. 초음속 고등훈련기인 T-50을 세상에 내놓으며 항공기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위상을 더 높힌 선구자이기도 하다.

조직의 안정화를 이룬 뒤에는 미래 핵심전략사업들을 차질없이 추진해야 한다. KAI는 항공MRO사업과 미공군 고등훈련기 교체사업(APT)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하지만 검찰 수사가 발목을 잡았다. 경남 미래 50년 먹거리사업인 MRO사업은 사업지 선정이 무기한 연기됐다. 17조원에서 최대 100조원에 이르는 APT사업 또한 올해 말 결정을 앞두고 있지만 경쟁사에 밀리고 있다. 이 사업의 성패에 따라 KAI와 우리나라 항공산업의 미래가 달려있으며, 그의 능력을 검증할 수 있는 첫 시험대가 될 것이다.

김 내정자는 탁월한 능력뿐 아니라 현 정권과의 관계도 원만하다고 알려져 있다. 그에게 거는 기대가 커질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하다.

‘난세에 영웅이 난다’고 했다. 비항공전문가란 불신과 주어진 ‘난제’들을 어떻게 풀어내느냐에 따라 ‘영웅’이 될 수도 있고 ‘역적’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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