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원칼럼]자신감의 양면성
오세재(국제마인드교육원 교육위원)
[객원칼럼]자신감의 양면성
오세재(국제마인드교육원 교육위원)
  • 경남일보
  • 승인 2017.09.25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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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오세재(국제마인드교육원 교육위원)

 

한 때 ‘I Can’ 이라는 말을 흔하게 들을 수 있었다. 힘든 공부를 하거나 험한 세상에 첫발을 내딛는 그들에게 ‘잘했어, 정말 잘했어’라고 자신감을 불어준다. 그러나 자신감으로 모든 일이 잘되지는 않는다. 지나친 자신감은 방심하게 하고, 남의 말을 못 듣게 만든다. 오늘날 자신감으로 가득 찬 사람들이 오만함으로 남들의 의견을 무시한 채 이 사회를 무섭게 끌고 가고 있다.  

건조 당시 세계에서 가장 큰 배였던 타이타닉호는 길이 269m, 높이는 20층으로, 증기기관 하나가 3층 가옥 크기였다. 당대의 혁신적인 기술이 접목된 타이타닉호는 이중바닥, 16개의 방수격실, 특정 수위가 되면 자동으로 닫히는 문 등으로 절대 가라앉지 않는 배, 일명 ‘불침선’이라 불리기도 하였다. 그러나 1912년 4월 14일 타이타닉호는 에드워드 스미스 선장을 포함한 1500여명과 함께 차가운 바다 속으로 가라앉았다. 침몰의 원인에는 배의 안전성을 담보한 오만한 인간들의 자신감에 있었다. 빙산에 대한 정보는 그날 오후 1시 45분, 오후 7시 30분, 오후 9시 40분에 지나가는 배들로 경고를 받았으나, 이 전보들은 타이타닉호의 무전실 밖으로는 나가지 못했다. 마지막 경고는 해빙들 때문에 운항을 잠시 멈춘 캘리포니안호의 통신기사 시럴 에반스로부터 오후 10시 30분에 수신됐는데, 타이타닉호의 무선 통신기사 필립스는 신호가 들어오는 중간에 끊고 이렇게 타전했다. “닥쳐! 닥쳐! 지금 케이프 레이스(승객들의 메시지를 중계하는 일)와 일하는 중이다.” 선장은 도대체 무엇을 믿고 인근에 빙산이 존재함을 인지하고도, 배의 속도는 줄어들지 않은 채 최고속도 시속 22노트(41 km/h)로 운항을 계속했을까? 사고 이후에야 빙산을 무시한 빠른 항속이 배의 주요 침몰 원인으로 지목되었다. 배의 안전함을 담보한 자만심의 결과이다

2014년 영국의 리버풀대학 경영대학원 연구진이 “낙관적, 긍정적 태도보다는 부정적, 비관적 태도가 실제 사업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가져다 줄 가능성이 더욱 높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리버풀 대학 경영대학원 더크 린데바움 교수는 “건전지에도 양극과 음극이 있는 것처럼 사업 태도에도 양면성이 있다”며 “이 연구결과는 실제 사업을 성공으로 이끌고자 할 때, 긍정적 태도 하나만으로는 힘들다는 점을 알려준다. 사업을 시작할 사람들은 부정적, 비관적 태도가 가져다 줄 장점도 알아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몰락한 수많은 기업들은 미래를 준비하지 못했다. 그 몰락 뒤에는 우리가 최고라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기업으로 1975년. 제일 먼저 디지털 카메라를 만들고도 132년의 역사로 파산한 코닥 회사를 들 수 있다. 자신감은 위기의식을 못 받아들이게 한다. 

한 개인을 생각해보자. 한 번도 결혼해 보지 못한 사람들이 결혼을 하면서, 자신은 행복한 결혼생활을 꿈꾼다. 지나친 자신감이다. 사실 생각도 다르고, 성장환경 등 모든 것이 다른 남녀가 한 가정을 이루고 같이 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한국인의 이혼율은 세계 1위다. 결혼가정의 1/3이 이혼을 한다. 그렇다면 나의 결혼도 적어도 1/3이상은 결혼에 실패할 가능성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낙관론을 버리고 우리는 상대방의 마음을 살피고, 소통하는데 마음을 쏟고, 인생 선배들의 조언에 귀를 기울여서 상대방을 존중해야 한다. 우리 인생은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길을 걷는 탐험가와 같다. 자신감이 필요하지만, 어떤 때는 실패할 수도 있다는 신중함도 필요하다. 인생은 마음에서 시작된다. 마음의 자신감을 가지면, 어떤 면은 좋다. 그러나 그 마음이 자만으로 자라면, 마음의 귀를 막게 되고 돌이킬 수 없는 파멸과 혼란을 가져온다. 그것이 자신감의 양면성이다. 

오세재(국제마인드교육원 교육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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